본문 바로가기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바우상상34

오리 오리 건장한 사내들이 나타났다 사정없이 둘러싸고 포박했다 그리고는 끌고 간다 그들은 저항도 못하고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이 상황을 빠짐없이 다 봤다 어제 비바람 치는 심야에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자유에의 열망이었는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 적막한 시절에 아름답던 그날에 대한 그리움이었는지도 모른다 발자국이 선명히 났지만, 치밀하게 지워가며 움직인 것이다 도중 몇은 비바람에 포기하고 주저앉았다 산책을 하다가 한강 유람선 선착장 부근에서의 일이다 2020. 11. 24.
자두 '라떼' 자두 ‘라떼’ 장마 전 자두가 맛이 있다고 보리쌀 한 대박 메어 주시며 건너 말 과수원서 바꿔 오란다. 너무 무르지 않고 시지도 않게 빛 좋은 것으로 달라고 하고 먹음직한 것으로 한 자루 바꿔주었다. 울 밖 나와 입에 고인 침 땜에 다급히 맛이나 보고 새콤달콤 시어서 맛이나 보고 돌다리 건너며 무른 것 같아 다시 맛이나 보고 집에 오니 자루가 반이 되었네 우리 엄마도 입 다시며 자루가 구멍 난 것 같단다. 이제는 두고 온 라떼의 달콤한 얘기 *라떼: 옛적 나 때에는 2020. 7. 28.
코로나 세일 코로나 세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고 나서 세상이 온통 세일이다 정기가 아닌 정기 세일에서 바겐 세일 반액 세일 심지어 90% 세일에서 정리 세일 폐업 세일도 있다 코로나가 왕창세일로 폐업하는 날은 언제일까 '코로나 완전 정리 폐품 처리 합니다' 2020. 7. 26.
유월의 산 유월의 산 끝없는 물결이 넘실되고 싱그러운 생동과 가없는 자유 녹음의 바다를 유영하는 한 마리의 푸른 고래가 된다 새롭고 무한하게 넓은 푸른 바다로 풍덩 뛰어들어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된다 저절로 솟아나는 환희의 세상이다 푸근한 가슴으로 순리를 품고 강은 산을 넘지 못하고 산은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쉼을 느끼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바다는 하늘을 담고 운해를 이루어 넘실대며 푸근히 감싼다 자연과 화담(和談)하며 화평을 느끼고 그 앞에 겸손을 배운다 (* 참고- 곤지암 화담숲에서) 2020. 6. 26.
초록은 아름답다 1, 2 초록은 아름답다 1 이른 햇살을 받으며 쏙 솟아나는 연록은 순하고 여리고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곱다 연록의 대지는 그 어떤 꽃 보다 아름답다 앙상한 혹한이 지난 후라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연록의 계절은 맑고 밝고 따스하기도 하다 연록이 짙어지면 더욱 청초하고 아름다운 빛깔 초록이 된다, 초록은 여린 듯하며 깊고 깊은 듯하며 청순하다 초록은 인생의 청년이다 젊음의 설렘이 있고 풋풋한 아름다움이 있다 초록은 부지런하여 나태하지 않고 꾸준하여 게으르지 않다 어느덧 신록의 넓은 바다가 되어 가없이 펼쳐진다 그 속으로 풍덩 잠기면 생명력과 생동감을 느끼고 희망이 솟아난다 신록의 생동감은 밖으로 나를 부른다, 생명감 넘치는 청순한 신록과 화사한 꽃들이 보고 싶다 초록의 계절에 우리 강산 어디인들 반갑지 않으랴 신두.. 2020. 5. 31.
여행, 그냥 떠나라! 여행, 그냥 떠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한다. 내 주위에 여행을 각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시로 여행을 다니는 듯하다. 처음에는 여행 작가나 여행 가이더 등 관련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오늘도 가방을 메고 나간다. 어디를 그렇게 자주 다니느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대수롭지 않게 늘 ‘한참 만에 처음이란다.’ ‘한참 만에 처음?’ 그분의 표현이 그렇다. 하기는 매번 새로운 느낌이니 늘 처음이라는 것도 이해는 간다. 사실 여행은 항상 새롭다. 기간을 막론하고 다녀온 곳도 다시 가보면 또 새로운 느낌이 들고는 한다. 그리고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가? 어디를 그렇게 다니느냐? 는 우문도 없는 듯하다. 떠나면 다 여행지이지. 막연히 쉬는 날이면 어디를 가 볼까 고민하는 경우가 .. 2020. 5. 15.
글은 책으로 출판되어야만 할까? 글은 책으로 출판되어야만 할까? 오랫동안 글을 써왔다. 특별한 목적이 있다거나 글을 잘 써서가 아니다. 제대로된 창작 공부는 근처에 가본 적도 없다. 그냥 일상을 습관적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결코 잘 쓴 글은 아닐 것이다. 책을 좋아한다. 좋아한다는 생각은 있으되 그만큼 읽지는 않고 있으니 이는 내 일생의 아쉬움이다. 책을 좋아하는 만큼 쓰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그래서 틈틈이 일기처럼 글을 쓴다. 틈틈이 사진도 찍는다. 제대로 된 사진장비를 가지고 찍는 것은 아니다. 십수 년 전에는 조그마한 디지털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찍다가 최근에는 핸드폰으로 찍는다.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과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관련이 있다. 사진을 찍다가 보면 느낌이 있고 그 느낌을 기록한다. 이것은 또한 내 취.. 2020. 4. 8.
바우상상 탁구의 추석 추석이 되면 시골 고향으로 우리 가족 대부분이 모인다. 이제 몇 가구 남지 않은 시골 동네가 이날은 그래도 떠들썩하게 사람 사는 동네가 된다. 우리 마을은 내가 어릴 적에는 50여 가구에 수 백 명이 사는 일반적인 시골마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10여 가구에 겨우 몇 십 명이, 그것도 연.. 2019. 9. 12.
하늘이 내린 트레킹, 방태산 아침가리골 방태산 아침가리골! 여름 트레킹 코스로는 단연 으뜸이다. 적당한 정도의 산행 후에 걷게 되는 계곡 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경쾌하다. 이 날은 하늘은 맑고 바람은 상쾌했다. 녹음은 한 없이 싱그러우며 계곡을 흐르는 물은 차다.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희디흰 속살을 드러내는 암반.. 2019.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