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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오리

by 탁구씨 2020. 11. 24.

심야에 탈출한 오리 무리들, 일부는 주저 앉고 일부는 끌려 갔다.

 

오리

 

 

건장한 사내들이 나타났다

사정없이 둘러싸고 포박했다

그리고는 끌고 간다

그들은 저항도 못하고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이 상황을 빠짐없이 다 봤다

어제 비바람 치는 심야에

탈출을 감행한 것이다

자유에의 열망이었는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 적막한 시절에

아름답던 그날에 대한

그리움이었는지도 모른다

발자국이 선명히 났지만, 치밀하게

지워가며 움직인 것이다

도중 몇은 비바람에 포기하고

주저앉았다

 

산책을 하다가

한강 유람선 선착장 부근에서의 일이다

 

심야에 탈출한 오리 무리들, 일부는 다시 끌려 가고 일부는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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