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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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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쓰기139

오래되었다는 것 오래되었다는 것  오래되었다는 것이 모두 나쁘지도 모두 값어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래되었다는 것은 정감이 있는 반면 불편이 따르기도 한다. 나는 유럽의 슬럼에서처럼 반세기 가까이 된 아파트에 수 십 년을 살고 있다. 유리가 얇아 쇠 바람이 들어오고 문짝이 삐걱거리고 녹물이 나오고 난방이 잘 안 되고 불편이 이만 저만 아니다. 혹한을 지내오면서 수도 계량기가 터진 집도 여러 집 있다고 한다. 그래도 그냥 살기는 산다. 이사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경제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복잡한 준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오래되었다는 것이 골동품처럼 모두 값어치 있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그래도 그냥 산다. 게을러서 그런 것이 아니냐고 하면 사실 이 문제는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주변 환경에 익숙하다. .. 2025. 2. 12.
어느 출판기념회 어느 출판기념회 지인의 시집 출판기념회라는 곳엘 다녀왔다. 뒤늦게 글을 쓴다면서 오랜 세월 매달리다시피 하더니 또 한 권의 책을 엮었다. 은퇴 후 공백을 메우는 일이었기는 하지만 끈기에 박수를 보낸다. 가족들도 글쓰기 동호인들도 친구들도 모였다. 옛 시절의 어려웠던 추억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격려, 이날까지의 감사함과 자부심, 일상적인 감상도 나누어 낭송하였다.감동은 주로 자신과 가족의 몫 이었던 것 같다.가족들과 지인들 앞에서 가정사를 노출하는 출판에 대하여는 숙고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인쇄물은 오래 남는다글은 왜 쓰는가, 살아온 생에 대한 동정의 요청인가, 아니면 자신의 생에 대한 공감의 강요인가,자신의 감상을 글로 표현하여 독자들의 주관적인 감상을 끌어내는 것도 하나의 큰 이유이겠지.지인의 평.. 2025. 2. 10.
치앙마이를 걷다 / 여행 후기 이번 여행은 잠시 겨울 추위도 피할 겸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걷고 먹고 쉬는 것으로 했다. 관광이나 골프 등 목적을 가진 여행이 아니라는 뜻이다. 현지 날씨가 11월에서 1월까지가 건기로 가장 화창하고 온화한 날씨라기에 이 기간을 잡았다. 이 기간 외에는 우기라고 한다.현지에서 무엇을 할지 방황하지 않을 만큼의 정보만을 가지고 떠났다. 그저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관광지이든 골목길이든 걷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온전히 현장 중심의 여행이다. 방황하지 않을 만큼의 정보는 여유가 된다면 주민의 생활문화, 음식문화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음식문화는 열대 지방으로 재료가 풍부해서인지 듣던 대로 발달하였다. 길거리 야시장에서부터 고급식당까지 부담 없이 다녔다. 가성비가 매우 좋았다. 야시장에서는 한화로 2.. 2025. 2. 7.
O Henry와 사랑할 시간 대부분의 잎들이 마지막 함성을 토해내고 있다. 단풍의 계절이니 먼 산과 공원 곳곳에 보이는 단풍은 말할 것도 없지만 플라타너스 가로수의 우산만한 큰 잎과 동네를 온통 노란색으로 밝고 화사하게 물들이는 진입로의 은행나무와, 그리고 우리집 현관 앞의 정감 있는 울긋불긋한 감나무, 모두 붉고 노랗고 아름답게 물들더니 한 잎 두 잎 떨어지고 있다.특히 집 앞 감나무에는 이제 잎은 거의 없고 노랗게 익은 감만이 오밀조밀하게 달려 있다.흔히 까치밥이라고도 하지만 사실은 까치밥이라기보다 요즘은 아예 감을 따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 어디나 감만이 덩그마니 남은 것이다.감나무 잎은 예뻐서 아내는 단풍과 함께 책 사이에 눌러 두었다가 코팅을 하여 책갈피를 만들어 이웃에게 선물하고는 했다.  단풍 들고 낙엽 지는 계절에 특.. 2024. 11. 21.
포스코 미술관을 찾아 근래 들어 미술관이나 전시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 같다. 또한 문화예술 전반에 대하여 의식이 변화되어 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아지고 좀 더 의미 있고 여유로운 시간을 찾아 박물관이나 전시관, 공연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시설도 상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아니더라도 시내 곳곳에 공, 사립 전시시설들이 많이 설립되었다. 공공과 관심 있는 개인의 사회적 기여라고 봐도 되겠지만 특정 지역, 특정인에게 국한되었던 문화 공간이 시내 곳곳의 여유 공간을 활용하여 크고 작은 전시, 공연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는 데에 대하여 대단히 고무적이다. 그래도 아직은 아무런 계기도 없이 선뜻 미술관으로 들어서기에는 머뭇거.. 2024. 11. 16.
재경 총동창회 추계 산행대회 재경 총동창회 추계 산행 대회가 가까이 청계산에서 열렸다. 33회 졸업생부터 95회 졸업생까지 무려 62년의 차이를 둔 동문들이 한마음으로 모인 것이다. 산 밑 전철역에는 일찍부터 연세가 지긋한 분들을 비롯하여 젊은 청년들까지 수백 명의 동문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전통이 있다는 것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깊은 긍지를 느끼는 순간이다. 여기에는 어떤 특정한 이데올로기나 이해타산이 없다. 여든을 훨씬 넘긴 동문들이나 서른 살의 동문들이 모두 고향과 친구, 모교에 대한 긍지라는 순수한 생각으로 모인 것이다. 우리는 전통 있는 고교의 동문이라는 것, 깊은 동류의식과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연령상으로는 자신 나이의 두 배가 넘고 가정으로 본다면 할아버지 관계를 넘어서지만 모두 선배이고 후배일 뿐이다. 행사.. 2024. 11. 11.
한강 단상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도시 서울, 한강을 참으로 좋아한다. 한강으로부터 받는 느낌은 많다. 대체적으로 여유로움이다. 예전에는 홍수가 나서 한 번씩 까탈을 부리기도 했었지만 요즘은 강변을 자연스럽게 정비하여 생태가 살아나고 물난리 같은 것은 없다. 강물은 언제나 흔들림 없이 묵묵히 흐른다. 언제나 흐르지 않는 듯 흐르며 모든 것을 포용한다. 무엇보다도 상류의 암사동에서 행주에 이르는 한강공원은 정말 잘 정비되어 있다. 대체적으로 잔디와 숲으로 되어있고 수목이 적당히 울창하며 전 구간 산책로와 멋진 자전거 라이딩 도로가 있다. 또한 곳곳에 체육시설이 있고, 어린이 공원, 수영장, 수목원, 각종 레저시설, 운치 있는 해상 식당 등이 있다. 물론 서울 구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연결된다.수시로 한강을 나간.. 2024. 11. 10.
사진을 찍기 위한 여행인가 얼마 전 북유럽을 여행하였습니다.자연이 매우 아름다운 지역이었습니다. 초원이 넓게 펼쳐지고 맑은 빛의 호수와 강이 가까이 있으며 가끔은 울창한 침엽수립이 전개됩니다. 또한 높이를 측정할 수 없는 풍부한 수량의 폭포가 천길 수직 벽으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멀지 않은 고산에는 만년설이 덮여 있었고 풍부한 수량의 폭포와 호수는 그곳으로부터 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상상 속의 전경이라 연거푸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마 원 없이 찍었을 겁니다. 나는 사진 속에서나마 그 장면들을 담아 두고 싶었습니다. 우연의 일치로 우리와 같은 방향을 여행하는 거의 동년배의 외국인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진을 찍지 않았으며 그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자연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자연스레 가까이에 .. 2024. 11. 8.
가을, 그리고 노벨문학상과 글을 쓴다는 것 가을, 독서의 계절이다. 때맞추어 요즘 독서가 화제이다.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이라니! 어릴 적에 이해도 못하는 외국서적을 노벨문학상 작품이라며 구태여 구해 읽으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요즘 가을에다가 우리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서점에 다시 생기가 돌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수상이 주는 비중으로 봐서 당연히 그래야 하리라는 생각도 든다. 계기가 되어 글쓰기에도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 이후 책을 읽으려는 사람도 늘었지만 쓰려는 사람의 비율도 상당히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매스컴에서 보았다. 나도 오래전부터 틈틈이 글쓰기를 좋아한다. 아니 글쓰기라기 보다가는 그냥 기록하기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20여 년 전.. 2024.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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