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바우상상34

못 배운 시 / 김탁기 시집 출간 못 배운 시 / 김탁기 시집 출간 지난 Cobid19 2년간의 글을 모아 시집으로 엮었다. 오랜 직장생활 동안 틈틈이 글을 써왔다. 시집으로 엮으려니 시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서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심정이다. 그러나 매사에 감사한다. 2023. 4. 29.
오대산 산행을 하다(10/21일) / 김탁기 오대산 산행을 하며 두런두런 대화를 하다. 오늘 오대산 단풍 산행을 했지요. 이때쯤이면 의례히 오대산 단풍이 최고이고 이로부터 차츰 남하하여 약 보름 후에는 내장산에서 그 절정을 이루고 계속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게 되지요. 오늘 막상 산을 올라 보니 잎들이 미처 단풍이 들기도 전에 말라 버려 녹음은 아니지만 ‘오메 단풍 들겠네!’ 의 그 불타는 맛은 느낄 수 가 없더군요. 기후 변화로 요즘은 절기를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오늘은 어떤 에세이 작가와 함께 걷는 산행이 되었습니다. 다 수의 작품을 쓰신 작가라 나와 대등한 대화가 될 수 는 없겠지만 몇 번인가 산행을 동행하여 거리감이 없어지기도 하고, 정서적으로도 비슷한 면이 있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두런두런하며 오르노라니 길고 험한 산행이 조금은 가벼워졌습.. 2021. 2. 21.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동쪽 창에서 여명을 느끼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살짝 풍기는 꽃 냄새를 맡는 것도 창을 열고 불어오는 바람에 시린 공기를 마시는 것도 버스를 기다리다가 전철로 바꿔 타는 것도 책상에 앉아 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오후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반으로 쪼개어 따뜻한 홍차와 마시는 것도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 문을 나서는 것도 빌딩의 불들이 꺼지고 가로등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빌딩 사이로 초승달이 떠오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신비일 수도 있겠지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이 있는 거지 2021. 1. 25.
롱 킥 롱 킥 지구를 저 우주 밖 세계로 걷어차라 그 방법은 나는 모른다 그저 옆에 있는 전봇대를 차는 정도로는 안 된다 괜히 길가는 개를 걷어차서 화를 돋우지도 말라 내 발만 아프고 무서운 개에게 물릴 수도 있다 세상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는 막막한 순간이면 마음대로 들어주지 않는 나의 머리를 한 손에 처 들고 날아올라 힘차게 걷어 차 버려라 마치 골키퍼가 센터라인 밖 저 멀리로 길게 걷어차듯이 롱 킥으로 쭉 날려 버려라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나는 잘 모른다 그 후의 결과도 역시 모른다 세상 일이 그렇게 해서 해결된다면 이것저것 따지기 싫다면 그렇게 해 버려라 2021. 1. 22.
내 별 하나 가지고 싶다 내 별 하나 가지고 싶다 무심히 흐르는 물결 바라볼 때 슬그머니 곁에 앉아주는 별 먹먹한 가슴 강물 되어 흐를 때 함께 달빛으로 걸어 줄 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적적한 마음 달랠 길 없어 하염없이 흐를 때 끝까지 따라와 어깨에 손을 얹고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줄 그런 별 말이다 어깨의 돌멩이에 비틀거릴 때 손을 뻗쳐주고 도적놈 같은 그놈 나를 쫓아다닐 때 슬쩍 가려주고 막아 줄 그런 별 하나 가지고 싶다 억제하지 못하는 슬픔으로 헤맬 때 고독이 너울 되어 몸부림칠 때 이 덮치는 무력감을 가져가 줄 나만의 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2021. 1. 20.
한라산이여 한라산이여 부딪치고 크게 부서져라 수평선을 숨 가쁘게 달려와 부서지는 파도가 되라 산처럼 부서져 올라 먼 바다로 밀려나간다 크게 부딪친 파도가 더욱 찬란하다 힘차게 날아와 가슴으로 바람을 받으며 하늘높이 솟구치는 독수리가 되라 더 높이 솟아올라 더 멀리 보며 날아간다 그 소리도 우렁차게 멀리 퍼져나간다 망설이지 말고 부딪쳐라 어렵지 않고 순탄하기만 한 인생은 없다 높이 솟은 장대한 나무도 비바람에 크게 부딪치고 단련되어 거대하게 된다 폭풍우가 지나간 뒤의 하늘이 더 맑고 비온 뒤의 꽃들이 더 아름답다 사랑도 사연 많은 사랑이 더 깊다 아무런 아픔 없이 이룬 삶에 무슨 할 말이 있으랴 2021. 1. 14.
시를 쓰는 사람들 시를 쓰는 사람들 전철 스크린도어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 한 편을 보네 아 참 좋다 누구의 마음일까 SNS에서도 보네 아름답고 가슴 따뜻하고 여운이 있는 글 시(詩)인가 싶다가도 다시 보니 말씀 언(言)에 절 사(寺) 눈에 어리는 선문답 절제된 언어 그럼 시가 맞네 2021. 1. 13.
동네 설경 아파트 마당에 설화가 만개했다. 목화 같이 밤새 소복소복 나린 눈꽃이 아름답다. 2021. 1. 13.
복수초(福壽草) 복수초(福壽草) 서러워 하지마라 사람은 군중 속에 사는 것이고 외롭다는 것은 어딘가에 사랑이 있다는 것이니 날아올 소식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다 살아 있기 때문에 고통이 있는 것이고 바람도 이루지 못한 고통이 있어 크게 운다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니 때로는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걸어가라 별도 가끔은 할 일을 잊어버린 체 무심히 희뿌연 하늘로 스러져 가고 깊은 계곡 물은 모양도 생각도 없이 낮은 곳으로만 흘러 어떤 것과도 섞여 간다 꽃이 쉬이 피기를 기다리지 마라 얼음장 밑에도 물은 흐르고 대신 밖에 송이 눈이 펑펑 내리지 않느냐 202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