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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고향8

우리 마당 우리 마당 뜨거운 햇살 아래 멍석에 널린 고추가 빨갛게 구어지고 한가한 닭들이 뻐들다가 부리로 쪼다가 할 때 들에서 돌아오시던 울 어매 훠어이 닭을 쫓고 닭은 경황에도 한 개 물고 달아난다 마구간에서 큰 눈을 슴벅이는 황소가 입을 우물우물 거리며 빙그레 웃고 우물 옆 나무 그늘에 늙은 바둑이가 졸음에 못 이겨 다시 눈을 감는다 뒷마당 큰 감나무에 매미 소리도 스르르 길게 늘어지고 모든 것이 졸고 있는 듯한 여름날의 우리 마당 어머니 이제야 나도 어매가 계셨다는 것을 압니다 2022. 7. 28.
아버지 아버지 산모랭이 돌아서 오리쯤에 아버지는 논에서 피를 뽑고 나는 천방에서 방아깨비를 잡아 방앗간을 차렸다 방아깨비가 방아를 찧는다 한 마리 두마리 셋 넷 쌀 보리쌀 서 말가옷은 찧고 촐뱅이를 잡고 메떼기도 잡고 그것도 시들해질 때쯤이면 산그늘이 논 중간을 지난다 풀을 뜯던 소가 앞서고 나는 소타래를 쥐고 아버지는 꼴지게를 지고 집으로 향한다 소는 눈을 껌뻑거리며 입을 우물우물 씹으며 꼬리로 모기를 쫓으며 스스로 집을 찾아 제 마구간까지 들어간다 긴 하루 모깃불 피어오르고 멍석 위 아버지 곁에서 꿈속에 든다 파란하늘 은하수가 하얗게 흐른다 2021. 6. 27.
가을편지 가을편지 보내준 마른 꽃잎 속에 짧은 머리 나풀대며 하얀 마을길을 걷고 있군요 마을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네요 아름다운 작은 마을로 달려갑니다 추억도 한 움큼 동봉했네요 동구 밖 너럭바위 앉아도 보고 너른 들판에 팔베개 하고 구슬 같은 영롱한 꿈을 꾸네요 맑은 바람 한 자락에 촛농 같은 그리움이 뚝뚝 떨어져 지는 노을 불태우더니 이슬 묻혀 온 마른 꽃잎이 애타던 가슴을 다독이네요 환한 달 떠 오르면 은 그 편에 간절한 사연 꼼꼼히 적어 답장으로 들려 보낼게요 사무치는 연정도 함께 담아서 2020. 9. 10.
부석초등학교 동문 체육대회(8/12) 내가 졸업한 부석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열렸다. 매년 8월이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전체 동문이 모여 체육대회를 한다. 말이 동문회 체육대회지 사실 면민 축제이기도 하고 가족 체육대회이기도 하다. 면민 대부분이 이 학교 출신이고 우리 가족 또한 2대에 걸쳐 대부분 이 학교 출신이다. 그래.. 2007. 8. 13.
설(2/20) 2월 18일 설 명절입니다. 언제나와 같이 많이 모였지요. 한30여명은 되었지요. 아마. 이미 안 계시는 부모님 수하의 가족입니다. 설은 늘 즐겁고 추억 같은 현재 이지요. 이번 설은 날씨도 좋고, 많이 모여 함께한 시간도 들을 한 바퀴 돌아본 시간도 마당에서 피운 캠파이어도 가구 수가 줄어 조금 쓸쓸하기는 하지만 동네정취도 괜찮았지요. 항상 큰형수님을 비롯 수고가 많으셨고요. 다 떠난 뒤의 청소는 누가 할는지 늘……. 전부들 잘 갔겠지요. 저는 문막에서 42번 도로를 타고 이천 뒷길로-경안ic 뒷길로- 약4시간 반 정도 걸렸지요. 준호네 는 곤지암 부근을 지날때 집에 도착했다는 통화를 했고요. 설에 고향을 다녀오면 많은 충전이 되기도 하지만 약간은 짠한 면도 있지요. 우선 이제는 부모님이 안계시고 동네.. 2007. 2. 22.
내고향 여름 06. 8월 여름날의 내고향 모습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고, 푸근한 인심이 있고, 순박한 정취가 있는곳. 언제나 꿈많고 아름답던 추억이 떠 오르고 지금도 큰형님이 살고 계시며 특별히 기쁘고 힘든 일이 있을땐 찾아가 감사하고 재충전 하는곳!! 마침 파수나무(동네어귀에 있는 큰나무) 아래에 서니 북.. 2006. 8. 27.
바우상상-용바우(설날1/29) 마을이 보이는 용바우 가는길, 물론 지금은 이 길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요즘은 농로로나 쓰이지만 내 어릴적에는 시오리 학교을 이길을 통해 걸었으며 하교시 모통이를 돌아 이쯤 도착하면 갑자기 시장기가 동하여 힘껏 달리곤 했다. 우리는 동네 어귀의 이 나무를 파수나무라고 부른.. 2006. 1. 31.
명절과 고향 추석을 앞둔 날의 오전이다 명절을 앞두고 술렁이는 분위기가 어제는 여러곳에서 보이더니 오전에는 사무실은 물론 전체적으로 조용하다. 아마 오후에는 또 분위기가 달라 질 것이다. 명절을 앞두면 고향생각이 더욱 간절 하다. 실향민이 아니다. 언제나 갈수 있는곳이다. 그런데 명절에는 그냥 고향.. 2005.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