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당
뜨거운 햇살 아래
멍석에 널린 고추가 빨갛게
구어지고 한가한 닭들이
뻐들다가 부리로 쪼다가 할 때
들에서 돌아오시던 울 어매
훠어이 닭을 쫓고
닭은 경황에도 한 개 물고 달아난다
마구간에서 큰 눈을 슴벅이는 황소가
입을 우물우물 거리며 빙그레 웃고
우물 옆 나무 그늘에 늙은 바둑이가
졸음에 못 이겨 다시 눈을 감는다
뒷마당 큰 감나무에 매미 소리도
스르르 길게 늘어지고
모든 것이 졸고 있는 듯한
여름날의 우리 마당
어머니 이제야
나도 어매가 계셨다는 것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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