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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김탁기 시집12

눈물의 농도 눈물의 농도     십자가 앞에 경건히눈물을 흘리다   어린 형제가싸우자꿇어앉히고두 손을 들게 하다 옆에 두 손 들고꿇어앉다  아버지는 왜 벌을 서세요   너희들과 함께하는 벌이다 함께 눈물을 흘리다 아버지와그 아버지와 아들의눈물은 같다 2024. 4. 23.
인생은 외발자전거 인생은 외발자전거 아이가 비틀비틀 자전거를 배운다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앞으로 나간다 밟아야 해 밟지 않으면 넘어져 멈추면 넘어진단다 아버지가 자전거 뒤를 잡아 주고 있다 자전거는 곧장 앞으로 나간다 세상에서 멈추면 넘어지는 것은 많다 위태위태한 우리네 삶 위태로울수록 페달을 밟아야 해 아버지가 슬쩍 손을 놓는다 넘어지지 않고 자전거는 나간다 삶은 복잡한 회전 교차로 같은 것 선택의 연속이지 우리네 선택은 고스란히 감내해야 해 누구도 실패하기 위한 길을 선택하지는 않아 그 길을 외발자전거를 타듯이 비틀 거리며 나아가야 하는 거지 똑바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지 인생의 길은 올라가고 내려가고 넘어지고 일어서고 막히면 돌아가고 없으면 만들어 가는 것 인생은 길 없는 길을 가는 것이지 2024. 4. 20.
저 매화 꽃무리 속에는 저 매화 꽃무리 속에는 저 무성한 매화 꽃무리 저 깊은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요정일까 놀라운 기대 상상하지 못한 마음 있을까 깊은 이야기 깊은 전설 상상 할 수 없는 은밀함 숨어 있을까 전에도 있었던 그자리 저 화사한 매화나무 숲에는 숨겨진 추억 감추어진 마음 있을까 그때 그 꿈을 아직도 품고 있을까 꽃잎 사이로 붉은 하늘 비추이고 마음 환하게 밝아지는 저 무성한 꽃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면 미지의 신비 기다리고 있을까 오래된 돌담 이끼 낀 받침 돌에는 오래된 꿈 성숙한 마음 있을까 신비의 꿈이 말하지 않은 전설이 봄 볕 속으로 걸어 나올까 꽃잎 한손으로 걷어 제치고 아름다운 잎 술로 꽃잎을 불며 환한 미소로 날아갈까 2024. 4. 18.
연주대 가는 길 연주대 가는 길 - 에스s대 가기가 어렵다는데 버스 몇 정거장에 s대 공학관 앞이네 - 분홍빛 쪽문 지나 부처님 세계로의 육도 만행 고행의 소리는 거칠고 참회의 눈물은 등을 타고 발끝을 적시 네 부처님 세계는 쉽게 이르지 못하지만 참회의 수행을 보시어 사월의 분홍빛 바람이 불고 풋풋한 내음과 산새가 동행하네 억겁 같은 고행의 시간 끝에 하늘이 열리고 후련해지는 가슴 연주암 부처님 전 이네 절 삼배 반하고 가부좌를 틀고 앉으니 시원한 한줄기 스쳐 가는 청음 법계가 어디런가 염원을 가신 지는 오래고 선방 마루에 나와 산천을 둘러보니 화사한 햇살이 수놓는 분홍과 연 녹의 물결 연주대 가는 길 인생길은 오르고 내려가며 끊기면 돌아가고 없으면 만들어 가는 것 인생은 길 없는 길을 가는 것이지 2024. 4. 14.
민들레 같은 그 민들레 같은 그 / 김탁기 손에 닿을 듯 말 듯 홀씨처럼 토라져 바람에 흩어질까 멀리서만 바라보다가 마음잡고 다가서니 이미 봄바람에 흩날라 버리네 하릴없이 터덜터덜 먼 길 돌아서는데 저기 저 골목 어귀 샛노란 민들레 환하게 웃고 있네 2024. 4. 12.
화사한 해후 봄 날, 강가에서 화사한 해후 / 김탁기 부드러운 바람을 따라 걷다가 파릇한 버들가지를 만난다 마른풀 사이로 새싹이 쏘옥 여린 햇빛을 받아 마시고 작은 꽃들이 수줍게 얼굴을 내 민다 아지랑이 아른거리고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봄을 데리고 온다 새싹이 봄을 불러 모은다 꽃을 만나러 가는 길에 봄이 지천이다 늘 먼저 도착하여 기다려 주는 봄 나의 이기심인가 보다 2024. 4. 10.
봄꽃과 그 봄꽃과 그 / 김탁기 한바탕 난장을 치고 가는 벚꽃과는 다르고 싶다 던 화사하지만 조용히 피었다가 가슴 속에 남고 싶다 던 그 사정없이 돋아나는 새순에 화사한 꽃비 소나기 되어 흩어지고 화창한 햇살 묵묵히 걷고 있는데 저기 저 골목 어귀 담장 밑 노란 민들레가 자색의 제비꽃이 화사하지만 다소곳이 맞아주고 있네 2024. 4. 8.
다시 벚꽃 다시 벚꽃 / 김탁기 벚꽃 환한 길을 걸어오세요 절정의 터널을 지나 걸어오세요 석촌호石村湖 봄물 가를 화사하게 연분홍 붉은 마음 적시며 걸어오세요 꽃잎 몇 잎 붙어도 괜찮아요 봄의 이른 새벽 화르르 피어나 숨 멎을 듯 화사하게 세상을 밝히네요 분홍빛 꽃비가 나리기 전에 하얀 마음으로 살짝살짝 다가오세요 내 마음 벌써 그대로 가득하네요 -중략- 2024. 4. 4.
봄볕 봄볕 / 김탁기 창가 삭정이가 연둣빛에 일렁입니다 시인은⁺ 텃밭에 호미를 내 팽개치고 예쁜 여인네 손잡고 섬진강 봄물 따라 매화 꽃 구경을 나섰습니다 검불 같은 가슴에도 손톱 끝만 한 움이 남아 멀리 떠나고 싶은 출렁임으로 옵니다 그리움으로 기다림으로 작은 물결 일렁입니다 ⁺표시-어느 시인의 시에서(?) 2024.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