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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친구15

여름친구 여름친구 더위가 함마로 내려치는 뒷꼭지 경산 산 와인이 좋다는 친구에게 두어 개 구해서 자칭 쉼터라고 하는 그의 사무실을 찾아간다 장마가 시작되는 시점에 대지가 지글거리고 등짝에는 이미 시내물이 장마보다 먼저 주르륵 흘러 내린다 주먹만한 우박이 뚝뚝 떨어진다 연신 부채를 부쳐 대며 사무실 계단을 오른다 오랜 친구, 미리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 놓고 기다리는 그의 얼굴이 날씨만큼이나 후끈하다 (20220707) 2022. 7. 9.
복숭아 서리 복숭아 서리 작전회의는 신중했다 전부 윗옷을 벗고 셔츠는 끝을 묶는다 맨살이라야 눈에 덜 띄고 잡혀도 미끄러워 도망하기 좋고 묶은 셔츠는 자루로 쓴다 암호는 부엉이 소리이다 암호가 울리면 무조건 달리되 곧장 마을로 가지 말고 동구 밖 바위로 모인다 어느 동네 사람들인지 몰라야 한다 드디어 원정에 나섰다 모두 윗옷을 벌거벗고 비장한 각오이다 출발부터 아무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숨소리조차 죽인 체 현장에 도착했다 모두 자세를 낮추고 동정을 살폈다 나는 경계를 담당하여 멀리 길목에서 망을 본다 달빛이 교교하고 주위는 흔적도 없이 조용하다 긴장감이 흐른다 순식간에 나무 밑으로 행동에 들어갔다 막 나무에 매달리는 그 순간이었다 원두막 부근에서 사람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부-엉’을 외쳤.. 2021. 7. 8.
별은 별은 가끔 무책임할 때가 있지 그들이 한 일도 해야 할 일도 내버려 두는 때가 있지 그들의 커다란 마음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언제나 필요할 때 도와주고 내편이 되어 줄 가슴에 따뜻한 별 하나쯤 가져야 할 것 같다. 2021. 4. 26.
너에게로 가는 길 너에게로 가는 길 초원을 지나 작은 마을을 지나고 고개 넘어 언덕에 올라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는 길, 산새가 노래하고 미풍에 풀들이 속삭이고 나뭇가지 가볍게 흔들리는 길목에 작은 꽃들이 시냇물 되어 흐르는 혼자 휘파람 불며 가는 길, 가끔은 비바람이 불고 메마른 강을 건너기도 하지만 별 하나 동무하며 걷는 길, 따뜻하고 밝은 길 그것은 너에게로 가는 길이었네. 너에게로 가는 길 초원을 지나고 작은 마을을 지나고, 고개 넘어 언덕에 올라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는 길, 산새가 노래하고, 미풍에 가는 풀들이 살짝 누웠다 일어나고, 나뭇가지 가볍게 손짓하는, 길목에 작은 꽃들이 반겨 주고, 혼자 휘파람 불며 가는 길, 가끔은 비바람 불고 눈보라 치고 마른 강을 건너기도 하지만 별 하나 동무하며 걷는 길 아름답고 .. 2021. 2. 15.
내 별 하나 가지고 싶다 내 별 하나 가지고 싶다 무심히 흐르는 물결 바라볼 때 슬그머니 곁에 앉아주는 별 먹먹한 가슴 강물 되어 흐를 때 함께 달빛으로 걸어 줄 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적적한 마음 달랠 길 없어 하염없이 흐를 때 끝까지 따라와 어깨에 손을 얹고 눈물 한 방울 떨어뜨려 줄 그런 별 말이다 어깨의 돌멩이에 비틀거릴 때 손을 뻗쳐주고 도적놈 같은 그놈 나를 쫓아다닐 때 슬쩍 가려주고 막아 줄 그런 별 하나 가지고 싶다 억제하지 못하는 슬픔으로 헤맬 때 고독이 너울 되어 몸부림칠 때 이 덮치는 무력감을 가져가 줄 나만의 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2021. 1. 20.
보랏빛 꽃 보랏빛 꽃 별도 저무는 여명 보랏빛에 쌓여 신비스러움을 생소하지 않게 다가와 가깝지 않으면서도 창문을 두드리지도 않은 체 익숙한 미소를 보이는 빛 반갑다는 인사도 없이 바라보다가 별이 내리기 전 홀연히 사라지는 신비 익숙하지만 먼 거리 대화를 해보지도 손을 잡아보지도 않았지만 길고 긴 강을 함께 흐른 영혼의 빛 절로 뜨는 별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손을 뻗쳐도 닫지 않고 불러도 대답 없는 가슴에 아린 점 하나만을 남기는 공허 아쉬움을 놓고 가는 처음부터 별이 되어야 할 야속한 빛 이제는 아쉬움도 슬픔도 없는 때 영원한 별이 되어버린 그를 위하여 보랏빛 와인을 높이 들어야 하는 때 그 어디에서 영원히 빛나기를 내 사랑하던 그대 보랏빛 꽃이여 2020. 8. 9.
한통의 편지(2004.9.11) 회상 <사진:두물머리에서> 정말 오랜만에 편지 한통을 받았다.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요즘은 흔한 전화 인터넷에 밀려 편지를 써 본지도 받아 본지도 오래 되었다. 왠지 신선한 감과 함께 묘한 정감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그 놈의 편지를 받으면서 또 어떤 익살을 떨고 엉뚱한 소리를 할.. 2010. 8. 7.
봄날의 독백(4/11) 화창한, 정말 화사한 전형적인 봄날이다. 날씨도 좋았고 곳곳에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와 벗꽃이 더욱 마음을 가볍게 하는 하루 였다. 또한 친구들과 점심식사를 조금은 길게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오랫만에 약간 여유를 찾은 하루였기도 하다. 조금전 가끔 들리는 한 불러그에서 '하.. 2007. 4. 12.
어! 친구(2/3) 날씨가 매우 차군. 창을 통하여 들어오는 햇살이 따뜻하여 무척 평안과 평화로움을 느꼈는데 막상 나가 보니 바람만 불지 않을 뿐 매우 추운 날씨 더군. 내일이 立春인데.. 오늘 연수라고 했었던가? 잘 끝났 겠지? 그리고 보니 내일은 주말, 연이어 답사 여행. 휴가도 다 끝나 가는군. 우리야 못느끼는 .. 2006.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