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꽃
별도 저무는 여명
보랏빛에 쌓여
신비스러움을 생소하지 않게 다가와
가깝지 않으면서도 창문을 두드리지도 않은 체
익숙한 미소를 보이는 빛
반갑다는 인사도 없이 바라보다가
별이 내리기 전 홀연히 사라지는 신비
익숙하지만 먼 거리
대화를 해보지도 손을 잡아보지도 않았지만
길고 긴 강을 함께 흐른 영혼의 빛
절로 뜨는 별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손을 뻗쳐도 닫지 않고 불러도 대답 없는
가슴에 아린 점 하나만을 남기는 공허
아쉬움을 놓고 가는
처음부터 별이 되어야 할 야속한 빛
이제는 아쉬움도 슬픔도 없는 때
영원한 별이 되어버린 그를 위하여
보랏빛 와인을 높이 들어야 하는 때
그 어디에서 영원히 빛나기를
내 사랑하던 그대 보랏빛 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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