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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by 탁구씨 2021. 1. 25.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

 

동쪽 창에서 여명을 느끼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것도

살짝 풍기는 꽃 냄새를 맡는 것도

창을 열고 불어오는 바람에 시린 공기를 마시는 것도

버스를 기다리다가 전철로 바꿔 타는 것도

책상에 앉아 모닝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오후 간식으로 과자 하나를 반으로 쪼개어

따뜻한 홍차와 마시는 것도

컴퓨터를 끄고 사무실 문을 나서는 것도

빌딩의 불들이 꺼지고 가로등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것도

빌딩 사이로 초승달이 떠오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신비일 수도 있겠지

내가 알지 못하는 계획이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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