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타는 눈
밤새 눈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네
바람과 벗하여 바다로 가네
바람이 등짝을 바짝 끌어안고 귓전에
소리치네 땅 끝까지 쌩쌩 달려봐
하늘에 닿도록 더 빨리 더 멀리 더 희망차게
푸르고 찬란한 순백의 세상을
바다를 끌고 땅을 끌고 하늘로 달리네
땅이 하늘에 닿고 하늘이 땅에 닿은 곳까지
살아간다는 것은 눈보라 치는 바다를
정신없이 달리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이 새벽 눈은 멈추고 오토바이는
제자리에 와 있네
달려온 자국도 없네
(2월 4일 밤 오토바이에 눈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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