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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쓰기

한강 단상

by 탁구+ 2024. 11. 10.


한강이 유유히 흐르는 도시 서울, 한강을 참으로 좋아한다. 한강으로부터 받는 느낌은 많다. 대체적으로 여유로움이다. 예전에는 홍수가 나서 한 번씩 까탈을 부리기도 했었지만 요즘은 강변을 자연스럽게 정비하여 생태가 살아나고 물난리 같은 것은 없다. 강물은 언제나 흔들림 없이 묵묵히 흐른다. 언제나 흐르지 않는 듯 흐르며 모든 것을 포용한다.

 

무엇보다도 상류의 암사동에서 행주에 이르는 한강공원은 정말 잘 정비되어 있다. 대체적으로 잔디와 숲으로 되어있고 수목이 적당히 울창하며 전 구간 산책로와 멋진 자전거 라이딩 도로가 있다. 또한 곳곳에 체육시설이 있고, 어린이 공원, 수영장, 수목원, 각종 레저시설, 운치 있는 해상 식당 등이 있다. 물론 서울 구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도 연결된다.

수시로 한강을 나간다. 산책을 위해서도, 라이딩을 위해서도, 한가한 시간 강바람을 맞으며 걷거나 앉아서 무심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시름을 잊기 위해 나간다. 한강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심신의 안정을 찾는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그 위를 떠다니는 유람선과 보트, 윈드서핑, 강가를 신나게 달리는 자전거 라이딩 행렬 등은 여유로움과 활력을 함께 준다.

여름은 여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한강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고 이용한다. 여름날엔 무더위를 피해 나가고, 겨울엔 눈밭이 좋아서 나가고, 가까이 사는 친구들과의 만남을 위해 나가기도 하고, 평소엔 아내와 건강을 위해 달리거나 걷기 위해 나간다. 달리거나, 걷거나, 자전거를 타다가 보면 많은 얼굴 익은 사람들을 만나 눈인사를 하게 되는 것도 즐거움이다.

한강은 숲과 꽃으로 언제나 아름다우며 새벽안개를 뚫고 물비늘을 반짝이며 떠오르는 햇살도 좋고 늦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넘어가는 햇살을 보는 순간도 황홀하다. 또한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우리의 마음을 다 받아 준다. 좋을 때는 한강을 바라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나쁠 때는 질책과 충고와 해결책과 용기를 함께 준다.


요즘 한강의 명물은 캠핑과 한강 라면이다. 일반 라면이지만 용기를 사서 레인지에 올려놓으면 아주 꼬들꼬들한 라면 요리가
된다. 토요일이나 휴일 저녁 시간에는 한강 공원이 라면 특유의 냄새로 시장기를 느끼게 한다. 물론 라면 외에도 많은 간식거리가 즐비하다. 사람들은 간이 텐트를 치거나 차량에서 멋진 캠핑생활을 즐긴다. 요즘 들어 인원이 급격히 많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 상류 암사동에서 구리 방향으로 설치된 벤치에 앉았다. 잔디는 깨끗하고 늦은 가을의 옅은 단풍은 사뿐히 바람에 날린다. 강 건너에는 구리시에서 설치한 태극기가 하늘 가운데로 펄럭이고 강북 강변도로에는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차량 행렬이 꼬리를 잇는다. 마음이 강물과 함께 조용히 흐른다. 천만 서울 시민의 쉼터, 한강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축복이다. (2024.11.10 하루 한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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