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수필 & 긴글

여행, 그냥 떠나라!

by 탁구씨 2020. 5. 15.

여행, 그냥 떠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한다.

내 주위에 여행을 각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시로 여행을 다니는 듯하다. 처음에는 여행 작가나 여행 가이더 등 관련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오늘도 가방을 메고 나간다.

어디를 그렇게 자주 다니느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대수롭지 않게 늘 ‘한참 만에 처음이란다.’ ‘한참 만에 처음?’ 그분의 표현이 그렇다.

하기는 매번 새로운 느낌이니 늘 처음이라는 것도 이해는 간다. 사실 여행은 항상 새롭다. 기간을 막론하고 다녀온 곳도 다시 가보면 또 새로운 느낌이 들고는 한다.

그리고 이 세상이 얼마나 넓은가? 어디를 그렇게 다니느냐? 는 우문도 없는 듯하다. 떠나면 다 여행지이지.

 

 

막연히 쉬는 날이면 어디를 가 볼까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생각이니 막상 갈 곳이 없다. 사전 준비가 없었으니 여러 가지 핑계도 따른다. 나는 그런 경우가 많다.

그런데 평소에 우연히 잡지나 신문에서 여행 기사를 보노라면 천지가 여행지이다.

우리나라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자연이 아름답고, 살아가는 전통이나 풍속도 흥미롭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이웃의 골목에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외국의 유명 관광지를 다녀 보면 그만한 이유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자주 가지 못하니 여행을 다녀왔다는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속속들이 살펴보면 정말 좋은 곳이 많고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나도 평생동안 당연히 다 가보지 못할 것이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여행이 습관화된 듯하다.

막상 갈 데가 없다는 말은 여행에 대한 개념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항상 동경을 하고는 있지만 시간과 여건이 잘 맞지를 안는다. 그래서 여행 자체가 거창해지고 크게 계획을 세워야만 되는 것이 된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그런 면에서 매우 자유롭다. 가방을 턱 메고, 요즘은 핸드폰이지만 카메라를 하나 들면 발 가는 곳이 여행지가 된다. 그리고 그 순간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차를 마시며 여행기분을 낸다.

위의 여행을 자주 하는 사람의 사진 블로그를 본 적이 있다.

정말 멋진 사진들이 많았다. 그중에 눈에 익은 듯하면서도 아주 정겨운 사진이 몇 장 있었다.

어느 한 페이지에서, 담장 위에 씻어서 널어놓은 하얀 운동화, 즐비하게 늘어선 가게들과 그 가운데를 바쁘지 않게 어슬렁 거리는 사람들, 여행자가 카페 창가에 편안히 앉아 빵 한 조각과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진도 있다. 매우 정겹고 편안하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왜 이 사진이 눈에 띄었을까?

어느 여행지에서 찍은 것이겠지?

요즘에는 유명 관광지뿐만아니라 옛멋을 풍기는 자연스런 마을이나 친근한 골목들도 여행지로 각광을 받으니까.

그렇다. 평범한 그 풍경의 사진은 가끔 나도 지나다니던 바로 우리 옆 동네의 골목이란다. 거기서 그는 여행 기분을 만끽하며 차 한 잔을 느긋하게 마시고 있었다.

결국 여행이란 그리 거창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며 언제 어디서 여행의 느낌을 갖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된다. 단 한 가지, 마음만은 여유로워야 한다.

세상사를 잊는 것이 중요하다.

그가 동네에 앉아 있는데도 여행 느낌이 났던 것은 그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신문이나 잡지에서 여행 기사를 재미있게 읽고, TV에서도 여행 다큐를 가장 많이 본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간이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가방 하나 척 둘러메고 집을 나서며 일상을 내려놓는 용기가 필요하다.

주저하지 말고 떠나라!

어쩌면 무리수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여행을 좋아하지만 이것저것 따지다가 보면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그칠 수도 있다.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에서 그래도 잠시라도 일상을 잊고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때는 여행의 순간이다. (202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