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전체 글1303

유월 마지막 날에 유월 여행 태양은 적당히 높고 녹음은 적당히 싱그럽다 봄은 이미 아니고 여름은 발을 살짝 담그고 있다 지천에 펼쳐지는 꽃 두터워지는 녹음 정수리를 내리쪼이는 쨍한 태양에 불끈거리는 젊음 숲 사이를 지나온 가벼운 바람 놓지 못할 일렁이는 내음 넘치지도 미흡하지도 않은 균형과 조화 여행자도 많지 않은 유월의 여행은 여유가 있고 활력이 있고 젊음을 부르는 바다는 그득한 기대를 품고 있다 (2023. 6. 12) 2023. 6. 30.
건널목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지고 경종이 울리고 오는 이 멈추고 가는 이 멈추고 철커덕 거리며 기차가 지나간다 유월의 태양이 멈추고 구름도 멈추고 더위도 멈추고 가로수도 바람 한 점 없다 갈길 몰라 머뭇거리는 사람 들 가는 것은 가게하고 멈출 것은 멈추게 하라 인생에서도 누군가 이렇게 갈 때는 가고 설 때는 서게 하는 이 있으면 좋겠다 2023. 6. 27.
공주 여행 유월은 정말 여행하기 좋은 달이다. 태양은 적당히 높고 녹음은 적당히 싱그럽다. 봄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지났고 깊은 여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일찍 일어나 녹음을 바라보면 전해 오는 그 싱그러움에서 불끈거리는 젊음을 느끼게 된다. 한 낮의 태양은 따갑고 땀이 흐르지만 아직 후줄근한 무더위는 아니어서 금방 그늘에서 여유를 찾게 된다. 천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꽃과 짙어가는 녹음, 쨍한 태양이 주는 넘치는 활기, 그러나 아직은 무덥지 않은 날씨가 6월이 갖는 특징이다. 그럼에도 아직 여행 비수기에 속해 여행자도 많지 않다. 그래서 유월의 여행은 여유가 있고 활력이 있고 쨍한 여름의 기대가 있다. 2023. 6. 25.
계룡산 갑사, 동학사 춘마곡 추갑사라 했던가, 갑사의 가을 경치가 일품이라고 했지만 초여름의 정취도 만만찮다. 계룡산의 편안한 품 안에 사찰이 정갈하게 자리 잡고 정오를 갓 넘긴 햇살이 맑고 밝으며 마당에는 적막이 가득하다. 동학사는 도회에서 멀지 않게 위치하지만 일주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최종태 작가의 대형 석조 조각품이 서 있고 좁고 길다란 계곡을 따라 전각들이 길게 전개된다. 대웅전 마당 끝에 수련 화분 여섯이 정갈하다. 화분마다 각기 다른 수련 한 송이씩 피어 있다. 계곡을 따라 좁고 길게 전개되지만 계룡산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뛰어난 길지이니 사찰도 산세를 따라 포근하면서도 질서있게 배치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된다. 2023. 6. 24.
수련 수련 꽃이 진 후에야 봄이었음을 알았고 한참 헐떡이며 달리는 그때가 젊음이었음을 이제 알았네 강물은 언제나 매듭 없이 흐르고 인생도 소리 없이 흐르거늘 지금이 꽃이고 봄인 것을 어찌 돌아보고 알게 될까 처마에 낙숫물 떨어져 피어나는 꽃 향 2023. 6. 21.
공주 마곡사를 찾아서 유월 여행은 한가롭다. 춘마곡 추갑사라고 했던가, 봄은 이미 지났지만 깊은 계곡 마곡사의 여행은 꽃과 바람과 햇살이 싱그럽다. 태양은 높지만 여름은 깊지 않아 아직 뜨겁지 않고 여행지는 여유롭다. 고즈넉한 고찰 마곡사에서 고요한 여행을 해본다. 2023. 6. 20.
공주, 유구색동 수국, 연미산 곰, 패랭이꽃(6/12일) 공주여행에서 만난 수국, 곰, 패랭이꽃 공주 유구색동수국정원 연미산 자연미술관의 공예작품, 곰 갑사 입구의 패랭이꽃 2023. 6. 19.
저녁 편지 저녁 편지 가끔은 편지가 쓰고 싶어지는 때가 있다. 컴퓨터 워드로 뚝딱거려 쓰는 편지가 아닌 손으로 꾹꾹 눌러 쓰는 편지 말이다. 손으로 쓰더라도 볼펜이나 손쉬운 필기도구가 아닌 펜이나 만년필로 썼으면 한다. 만년필로 쓴다면 새것이 아닌 오래되어 낡은 것이었으면 더 좋겠다. 적당한 편지지에 손에 익숙한 펜으로 한 단어, 한 문장에 정성을 다해 또박또박 써 내려갈 때 순간의 진실 된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고 사각 거리는 펜끝의 운치도, 성취감도 있을 것이다. 손으로 쓰는 글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내용을 잘 못 쓰거나 잉크라도 떨어뜨리는 날이면 낭패다.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 그러니 신중한 글이 되고 사연도 깊어지게 된다. 어떤 때는 매끄럽지 못한 글이 되기도 하겠지만 어느 정도 써 내려간 후에는 다.. 2023. 6. 16.
내소사에서 내려놓고 접근이 쉬우면서도 고즈넉한 산사를 꼽으라면 내소사이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푸른 길을 한가로이 달리노라면 고즈넉하고 대단한 경관의 사찰을 만난다. 전나무 숲길을 두런두런 걸어들어가면 장대한 암봉을 배경으로 내소사가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단청이 요란하지 않아 친근감이 있으며, 대웅보전의 이광사의 꿈틀 거리는 현판 글씨와 꽃문살은 미학적으로도 가관이다. 또한 마당 가운데 수미터 둘레의 느티나무 또한 다른 곳에서 쉽게 볼수 없는 것이다. 2023.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