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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난(蘭)

by 탁구씨 2021. 1. 7.

아이리스

 

난(蘭)

 

 

향기가 있다는 것은

두고 온 아름다움이 있다는 거지

향기가 깊다는 것은

추억이 그만큼 깊다는 거지

남겨진 빚이 있다는 거지

 

향기가 난다는 것은

아름다운 간격이 있다는 거지

너와 나 사이에 딱 그만큼

돌아 서 있어도 말하지 않아도 되는

적당한 거리가 있다는 거지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은

그 거리가 멀지는 않다는 거지

 

아득한 향기

떠오를 듯 말 듯, 벽장에 숨겨놓은

고운 첫 사랑 같은 것이지

어디선가 날아오는 향기

그 향기의 주인공아

아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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