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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10월 세레나데

by 탁구씨 2020. 10. 9.

가평에서

10월 세레나데

   

긴 여름에 씻긴 잉크 빛 하늘

길을 가다가도 일을 하다가도

바이올린 음에

발을 멈추고 일을 멈춘다

음악이 온몸을 감싸 스스로 활이 된다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아도

음이 정말 곱구나 가슴속에서 일어나

전신을 감싸고돌아 오른다

구름도 둥둥 누워 간다

이제 음악은 듣지 않아야 한다

 

바람이 창을 스치고

음악이 되어 마음속으로 스며든다

여린 감성은 사색이 깊다는 것

단풍 들고 낙엽 떨어지는

이 10월의 달력에

누구나 조금의 상념은 있지

 

카메라 앞에 흔들리는 담쟁이 한 잎

O. 헨리의 '마지막 잎 새'

들판이 잔잔히 흔들리다가

한 순간 크게 일렁이며 누웠다가 일어서고

동네 가운데 커다란 나무도 휘감아

높은 바다로 오른다

 

가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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