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을 추다
2호선 전철 안
서로 마주 보며 앉은 얼굴들
모두 얼굴의 반을 일률적으로 감추고 있는
말없는 석고 위의 가면상이다 두려움도
마주 봐야 하는 어색함도
보여주기 싫은 모습도 슬쩍 숨기고도 있다
누구나 탈바가지 하나쯤은 가지고 살지만
저 감추어진 너머의 두려움
모두 가슴에 안은 채, 어깨에 멘
돌덩이 하나 있어
가려진 무표정으로 묵묵히 전철을 탄다
별빛이 숙명으로 던져 준 일상을 지고 가기 위해
그저 묵묵히 움직여야 한다
별은 뜨거움이 일렁이는 가슴도 주었나 보다
무표정의 저 얼굴 속에도 타오르는 불길 있어
묵묵히 갈 길을 간다
저 뒤편의 숨겨진
맨 얼굴의 사랑으로
(2020.9월 코로나19 방역 마스크를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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