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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Catholic & Family

바다 그리고 눈을 보고 와서(05.3.9 이명숙)

by 탁구씨 2005. 6. 6.

월요일 아침 아들만 등교시키고

남편과 딸을 뒤로 하고 집을 나섰다.

성당 식구들과 동해쪽으로 다녀올 작정이었다.

며칠전 내린 눈으로 갈길이 걱정은 되어도

떠나기로 했다.

 

서울을 벗어나 얼마쯤 가다보니

조금씩 눈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그 눈의 양이 엄청났다.

가는길에 대관령에서 우리는

어린아이마냥 눈싸움도 하고 눈밭에 누워보기도 하고

그렇게 많은 눈도 처음이었고

그런 눈장난도 처음이었다.

 

눈밭에서 더 놀고 싶음을 참고

바다로 갔다.

바다에 갔으니 어찌 놓치랴

싱싱한 자연산 회로 입을 즐겁게 하고

해안도로를 달리며 차창밖의 바다도 실컷 보았다

그리고 망상해수욕장의 눈덮인 백사장은

무어라 설명할수가 없다.

까만 밤에 백사장은 온통 눈이었다.

파도가 쓸고간 모래밭에는

이름모를 새발자국이 선명한채로 남아 있었고

우리는 둘씩 셋씩  그 밤바다를 걸었다.

정말 돌아오기 싫은 발길을 돌려

서울로 돌아왔다.

 

가끔은

모든것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을 때가 있다.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시간이 쉽게 주어지지않음을 안다.

이번 여행(?)도 온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

아들 학원 걱정에

남아 있는 식구들이

내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었으니......

그래도 나는 하루를 잊지못할 추억 하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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