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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 글 쓰기

유월의 도발

by 탁구+ 2024. 6. 26.
금강산 신선대의 넓고 부드러운 반석, 눈 앞에 설악산 울산바위가 또 다른 모습으로 펼쳐진다.

 
유월의 도발
 
골짜기로 샘물이 흐르고
얼굴은 상기되어 홍시보다 붉다
숨이 가팔라지고
가슴이 터질듯 한 통증이 전해온다
 
숲을 헤집고 드러난 쭉쭉빵빵
눈이 부시고 태양아래 부끄럽다
따갑게 노출된 허연 등짝은
팽창한 근육에 하늘까지 뱅뱅 돈다
 
쉬이 속살을 보여주지 않고
깊고 길고 높게 꽁꽁 숨은 그곳
신성한 곳을 쉽게 도전한
불경인가 마음만은 더욱 둥둥하다
 
냇물이 흐르고 강물이 흐르고
전신의 힘을 모두 소진한 순간
넓고 부드럽게 펼쳐지는 하얀 속살
풋풋한 꽃봉오리
 
감전으로 전신이 부르르 떤다
날로 먹는 것은 없다지만
인내를 다하고 혼신을 다한 후에
허락되어지는 그 희열
  ㆍ
  ㆍ
금강산에서 눈 같이 희디 흰
설악의 울산바위를 조망한다
 

설악동에서 보는 설악산 울산바위, 해발 873m, 둘레 4km, 꽃 봉우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2018.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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