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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결코 미워할 이유가 없다

by 탁구씨 2021. 12. 28.

올림픽공원에서

 

 

결코 미워할 이유가 없다

 

한겨울 큰 건물 앞

무엇이라도 해보려다가

코로나로 부득이 철수하는 솜털 같은 청년에게

한 부인이 자신이 부담해야 할 서푼 수리비를

어거지로 받아낸다

 

숯 검댕이 같은 눈썹

어느 외과 작품이 분명한 얼굴에

번쩍이는 보석을 목과 손가락에 두르고 온몸을

온통 모피로 감싼 귀부인이

의기양양하게 걸어간다

 

조물주 위의 졸부 피 한 방울 안 나올 도도함

나는 그 고상한 귀부인을 결코 미워할 수 없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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