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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첫눈 내리는 날

by 탁구씨 2021. 12. 19.

 

 

첫눈 내리는 날

 

꽃잎 팔랑팔랑 날리더니

순식간에 빙판이 되어

씽씽 가래질로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난다

 

저 순결한 설레임

하늘이 선물한 새하얀 도화지에

온 천지가 푸근한 꽃밭이다

나목이 소복소복 꽃을 갈아입고

서설이 희고 포근한 가슴을 헤쳐

찾아드는 작은 새와

대지에 젖을 물린다

 

감나무 끝에 부엉새 울고

화롯불 뒤적이며 뒤란의

무 깎아먹던 이야기

밤은 두런두런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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