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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그늘

by 탁구씨 2021. 12. 23.

 

그늘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있어

그 그늘이 크다 그 아래에 누워

밝은 나뭇잎 사이로 떠가는 구름을 본다

그늘이 있어 구름이 더욱 아름답다

 

작은 새들이 깃들고

나그네 쉬어가고

지친 이 큰 언덕에 기대어 힘을 얻는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큰 나무 숲 아래에 있다

 

얼굴 가득하게 깃든 우수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삶이고

세상에 빚진 은밀한 이야기이기도 한 곳

그늘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달 또한 태양의 그늘이다

빛 없이 생기는 그늘은 없다

빛도 그늘이 있어야 더욱 밝게 빛난다

우리는 누군가에 커다란 나무도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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