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있어
그 그늘이 크다 그 아래에 누워
밝은 나뭇잎 사이로 떠가는 구름을 본다
그늘이 있어 구름이 더욱 아름답다
작은 새들이 깃들고
나그네 쉬어가고
지친 이 큰 언덕에 기대어 힘을 얻는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큰 나무 숲 아래에 있다
얼굴 가득하게 깃든 우수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삶이고
세상에 빚진 은밀한 이야기이기도 한 곳
그늘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달 또한 태양의 그늘이다
빛 없이 생기는 그늘은 없다
빛도 그늘이 있어야 더욱 밝게 빛난다
우리는 누군가에 커다란 나무도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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