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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오유월 염천

by 탁구씨 2018. 8. 20.



오뉴월 염천

아침부터 햇살이 따갑게 달아 오르고

매미소리가 요란하다.

수년간의 애벌레를 거쳐 성충이 되었다가

겨우 1-2주 만를 살다 죽는다는 매미,

그 간의 인고의 세월이 아까워

목청껏 울어대고 있나 부다.

 

나그네도 쉬어간다는 오유월 염천

한 낮에 밖을 보면 차량도 줄고

도회가 잠시 열중 쉬엇하고 동작을 멈춘듯 하다. 

모두 숨을 죽인체 가벼운 적막을 느끼게 한다.

마치 나홀로 밖을 내다 보며 뭔가의 움직을

감지하려 주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오후는 무더위가 극에 달하여

잠시 점심 먹으러 나갔다 오는데도

속된 말로 뒤 벗어지는 줄 알았다.

한참이나 후에 정신을 차려 높은 층에서

멀리 내려다 보니

모두 더위를 피해 숨었는지 세상은 정적을 이루고

누구네 식당앞에 흰색 멍멍이 한 마리가

연신 혀를 날름대며 헐덕이더니 급기야는 졸리운지

한없는 오수에 빠져든다.

 

여름은 조용한 계절이다. 한껏 이글거리는 태양이,

무성한 녹음이, 역으로 정적을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 양면적 여름, 또한 즐긴다.

무더위만 피할 수 있으면 이 나른한 게으름이 좋고,

부서지는 파도에 부딛히며 푸른 바다로 띄어 들 수 있는

젊음이 좋고,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고속도로를 힘차게 밟아 올릴 수

있는 정열이 좋다.

여름은 우리에게 모처럼의 여유와, 정열을 주고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   

(2009.8월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바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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