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 7월 8월 건등
입추이니 여름 지나
가을로 접어든다는 절기
유래 없는 폭염이었지만
어김없이 아침 바람이
슬쩍 부드럽게 비켜간다
입추에 청명하면
만곡이 풍년이라는데
하늘이 풍년을 약속한다
어정 7월 건등 8월이니
농부의 마음도 이제 한가롭다
익어가는 백곡을 바라보며
천천히 무 배추 심어
김장을 준비한다
올 수년만의 폭염 끝자락도
이제 몇 날 남지 않았다
폭염과 싸우듯 하던
상념의 삶도 포기한 수년이었으니
찌꺼기들을 소슬 바람에 날려 보내고
청명한 하늘 아래 독서라도 하며
단단히 익어 갈까 보다
(18.08.07 입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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