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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여름날 교정의 오후

by 탁구씨 2011. 7. 5.

해가 긴 여름날 오후!

아이들이 다 하교를 마친 교정은 한가함과 여유로움이 있다.

아니, 너무 조용하여 적막함과 공허로움까지도 있다.

나는 이런 시간대의 학교 교정을 참 좋아 한다.

어릴때부터 빈 교실에 앉아 숙제를 하거나 책을 보는 시간,

그리고 간간히 내다보는 운동장의 조용하면서도 친근한 전경은 지금 까지도 아릿한 추억이다.

한참 책에 몰두해 있다가 보면 운동장의 커다란 프라타나스 나무가 길게 운동장 가운데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때는 곧 어두워 지게되고 하교를 서둘러야 한다.

곧잘 분위기에 젖어 하교시간을 놓쳐 당황한 적이 있다.

 

 

지금도 간간히 이런 느낌을 가져보고는 한다.

시골 학교이면 더 운치가 있다.

거기다 유서깊은 학교에서는 그 느낌이 더 강하다.

교정에 서 있는 오래된 나무들!

간간히 짧게, 길게 우는 매미소리!

화단에 핀 채송화!

빨강, 노랑...미끄럼틀, 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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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기사도 없는 노랑색 버스가

운동장 한켠에 조용히 서 있을 때에는 새로운 칼라의 고요함이 있다.

 

 

광주 분원초등학교를 들렸다.

한강가, 마을한켠 언덕위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시골학교!

밴치에 앉아 한참동안 오래된 서정을 느껴 본다.

아름드리 프라타나스 나무가 추억속의 우리 학교 같다.

이제 곧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대,

운동장에는 나무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나무사이로 보이는 팔당호에는 남은 여름햋살이 강하게 반짝인다.

학교 뒤편에는 도자기 박물관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오래된 동심을 느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