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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약간의 눈이 흩날리더니

by 탁구씨 2011. 1. 11.

 

조금전 출근 길에 약간의 눈이 흩날리더니

잠시 아침 일과를 정리하고 나니 그만 그쳤는가 봅니다.

사실 가볍게 내리는 눈은 조금은 마음을 진정시키고

푸근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것 같습니다.

단, 올해처럼 혹한이 반복되고 눈이 잦은 경우는 예외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따스한 사무실에서 차한잔을 머금고 창밖을 바라보니

현실을 잠시 잊게 하고 편안한 평화가 찾아 옵니다.

 

어제 잠시 쉬고 있는데 한친구로 부터 멧세지를 받았습니다.

연말 연시를 보내고 모처럼 쉬는 날, 날씨는 찬것 같고 무엇을 할까??

침대에서 나오지 못하고 생각만 굴리고 있는 순간에 멧세지가 도착 했던것 같습니다.

제때에 멧세지를 보지는 못했지만

아마 그시간이 나도 비슷한 생각도 하고 있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잘지내지 오늘이

휴일인가? 화요일

에와서, 춥지, 웬지

맘도얼어붙네인생

이꿀꿀하네 "

이 친구는 나름대로 성공한 삶을 사는 것 같은데도

사업차 외국에서 꽤 많은 시간을 홀로 쓸쓸히 생활하다가보니

문득 문득 여러가지 생각이 들때도 있는 모양입니다.

가족을 떠나 그것도 사업이라는 것이 그냥 저절로 녹녹하지만은 않을 것이니

그러한 생각이 들때도 있겠지요. 

 

그래, 가끔은 인생이 참 꿀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이런 생각 쯤은 털어버릴 연륜이 된듯도 한데 말입니다..

살아있는 한 미련을 털고 정말 홀가분하게 가벼운 마음만으로

살기에는 어려운 걸까요?

언젠가 생각 해본것 처럼

사람이 나이가 들면 드는 만큼 경륜이 쌓이고 성숙해져 언제인가는

많은 것을 초월하여 홀가분히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것도 같은데

오히려 생각할 것도 할일도 비례하여 많아지는 것만 같습니다.

욕심이 많아서 일까요? 수양이 덜 되어서 일까요?

어줍잖게 '인생이 이런것 아니겠냐'고 달관한것 같은 체념을 해보기도 합니다.

 

전날에,

인생의 어느시기가 되면 햇볕 잘 들고 약간의 숲도 보이는 창가에

아담한 서재를 마련하고 매끈한 나무로 만든 흔들의자에 앉아

수시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으며 오수도 즐기거나

아니면 홀가분히 국내외 여행을 하며 보내야지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는데~ 

이제 그나이가 된듯도 한데 아직도 걱정거리도 할 일도 많은것 같습니다.

때가 되면 읽겠다고 쌓아둔 책이나 도구들은 짐만되어 정리를 하고

마음만 그 생각이 그리워 문득 문득 억지 여유를 부리고는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아직 누구네 집에 돈 빌리려 간적 없고 아쉬워서 부탁한적 없으니 축복이고,

숲이 보이는 서재는 아니더라도 바닥 따뜻한 조그만 방에 낮은 탁자를 놓고

가끔은 향 좋은 차 한잔은 마실수 있으니 황송한 은총이 아닌가 싶으기도 합니다.

요즘들어 수입이 조금 적고 크게 내세울만한 일이 없다는 것과

약간의 근심들이 있다는 것이 아쉬움이기는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이 정도나마 또한 얼마나 다행한 일이며,

부족함이 전혀 없기를 바란다면 욕심이 너무 크고 세상 창조주에 대한

항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도저히 않되는 일, 그것은 기도를 하지요.

나약한 인간으로서 내힘으로는 안되는

일들이 있기에 어떤때는 황감히 감사하고 어떤때는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렇게 감사하고 기도할 수 있다는 것, 이 또한 은총이 아닐런지...

님! 오늘도 감사 드립니다.(201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