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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바우상상, 용바우

by 탁구씨 2008. 12. 4.

바우세상의 착상, 용암리의 용바우

두개의 커다란 바위가 마주 보고 있어 우리는 어린 시절 건너뛰어 건넌다고

건너방구라 불렀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날카로운 바위는 칼방구다.

 건너방구 옆 개울, 여름 철에는 물이 흘러 우리 개구장이들의 목욕 장소다.

빨가 벗고 목욕하다가 추우면 바위 위에 기어 올라가 몸을 말리고는 했다.

 

 건너방구의 또 다른 방향이다. 바위옆 여러 면에는 커다란 한자 문이 음각되어 있는데

요즘에는 이끼가 덮혀 잘 읽을 수는 없으나 한곳은 龍臥花岩이라고 적혀있으며 이는

1920년대 영주의 거부 김규수의 글이라고도 한다.

개울이다. 바위를 깎아 무엇인가를 새길 준비를 한 듯한데 이런곳에 글귀를 새기기

위하여 애쓴 옛 선인들의 여유가 느껴진다.

 우리들의 여름 놀이터다. 물을 이리저리 나뭇가지와 모래로 막아 웅덩이를 만들고

그 속에서 하루 종일 물장구를 치고 놀다가 보면 입술이 파래진다. 

 입술이 파래지면 옆의 큰바위에 기어 올라가 몸을 말린다. 반면 바위는 여름 햇살에

달구어져 뜨겁기도 하지만 우리는 살금 살금 기어 다니며 몸을 말렸고 바닥에 보이는

넓적 바위는 그 위로 물이 흘러 우리들의 물 썰매장이 된다.

몇년전 여름에 개울이 조금 넓어졌다. 우리가 어릴때는 이렇게 넓지 않았다.

물론 그때 느낌으로는 오히려 이보다 훨씬 넓었던 기억이 있다.

 

 용바위 중간 높이에는 난해하게 글이 각인 되어 있는데 '雲行雨施(운행우시-

구름이 움직이니 시원하게 비가 뿌린다)'라고 하며 이는 주역에 나오는 문구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적 변화요구에 순응하며 자기변화를 가져온다라'는 뜻으로

풀이될수 있을것 같다. 용바위의 여름 모습은 아래 사진이다.

마을 이름 '용바우'의 유래가 된 용바위이며,

예전에는 도로에서 4-5m 높이의 큰 바위였으나 도로가 확장 되면서 높이가 낮아졌다.

이 바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전해 온다. 측면에 새겨진 글씨는 '雲行雨施'

 

 건너방구를 여름에 반대편에서 찍은 모습이다. 물론 도로가 확장 되는 바람에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다. 위치도 변경되고 높이도 낮아 졌으며 무었보다 요즘엔 찾는 사람이 없어

이끼와 풀이 덮혀 그 옛날의 정겹던 놀이터의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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