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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동기회를 다녀와서 친구들에게..

by 탁구씨 2008. 12. 17.

또,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저녁.

귀가 길에 싸한 기분이 상쾌하기도 하지만 역시 한편으로는 밀려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며칠 전에 친구들과 송년 모임이 있었고, 그 때 오랜 시간을 먹고 마시고 떠들고 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우리들이 한두 해 된 친구가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튼 이제 며칠 남지 않은 금년 한해도 마무리 잘하시고 정말 좋은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 가지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건이 우울하게도 하지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너무나 평이한

진리가 있지 않습니까?

현존하는 현상을 고민하고 걱정하기 보다가는 가능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 드리면서 차분히 대안을

찾아가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타나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 자신은 정말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을 많이 발견하고는 합니다.

신통하리만큼 세상은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그 프로그램은 항상 사이클을 그리며 반드시 고통과 함께

해결점도 제시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논리는 어쩌면 우리에게 어떤 일에 집착하거나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좋은 것이 항상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것이 항상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절대 진리 같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는 절대 진리 앞에 정말 겸손해져야 한다는 결론도 얻어 봅니다.

이야기가 전혀 빗나가고 있군요.

며칠 전 우리 카페에 어떤 친구가 올린 글을 보니  ‘나는 당신의 기분 좋은 친구이고 싶다’ 는 표현이 있더

군요.

그 이야기를 몇 번 곱씹어 보았습니다.

‘기분 좋은 사람’ - 좋은 친구도, 훌륭한 친구도, 진실한 친구도 아니고, 깊은 우정을 간직한 친구도 아니며,

‘그냥 기분 좋은 사람이고 싶다’ 는 표현이 참 새로웠습니다.

그렇습니다. 나 역시 여러분들에게 '기분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기적이지 않고, 허구적이지 않으며, 비교되지 않고, 그냥 말 그대로의 친구, 그런 사람으로 말입니다.

하기야 저로서는 별로 잘난 일, 내세울 것도 없으니 이런 범주에야 들 일도 없겠지만

단지 성격이 조금은 직선적이고 호방스럽지 못하니 사실과 다르게 비춰질까 염려는 됩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있지는 않습니까?

자기의 이해타산을 따지고, 조그만 일에 비교를 느끼며, 경쟁심을 유발하고, 험담을 하기도 하며..,  물론 우리

친구들에게는 없는 형의 사람입니다.

그리고 보니 은근슬쩍 제가 남의 말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기분 좋은 친구.

진정, 그냥 친구다운 친구. 아무 생각 없이 전화 한번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목소리라도 들으면 그냥 달려가

아무 할 말이 없더라도 함께 앉아 된장이라도 먹고 싶은 그런 사람 말입니다.

깊어가는 겨울 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이런 생각들이 가끔씩 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는 합니다.

아무 쪼록 우리에게는 같은 시골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했다는 아름다운 추억이 뒷 받침된 우정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밤, 싸늘한 겨울바람이 오히려 우리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고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하는 밤 입니다.

--------텔레비전에서 지금 방영하는 드라마 “에덴의 동쪽” 을 좀 보고 다시 쓸까 합니다.

‘에덴의 동쪽’은 제가 유일하게 보는 텔레비전 드라마입니다.  / 지금 막, 오늘 회을 보고 왔습니다.

아내는 나에게 나이 들면 TV를 가까이 하는 현상이 있는데, 그 현상이 나에게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딱 이것 한 프로만 보는데 말입니다.

나이 들어 가면서 그냥 인간답게 살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나도 이 말을 쓰면서 사실 '인간답게 산다는' 그 개념이 확실히 정립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저 나는 여기서 보편적으로, 너무 티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정도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살아가자면 용서하고 양보하고 이기적이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과 자연스레 교류하며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 친구들이 대부분 그렇기는 하지만 특히 몇 명은 높히 삽니다.

삶이 일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울에서 모인지도 근 20여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성격적으로 사회적으로 조금씩 자연스런 변화는 있었지만 어떤 일관되게 흐르는 인간성은 변함

없는 친구 입니다.

어느 날 돌출하지도 않고, 주관을 억지로 세우지도 않으며, 아니 세운다고 해도 정말 용인해 주고 싶은 친근미

같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사실 그렇게 친한 친구가 많지는 않습니다.

나의 진정이 통하지 않은지도, 아니면 세상이 너무 이기적이다 보니 누구에게, 도움을 주지도, 베풀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악의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나름대로는 어떻게든 순수함을 찾아가며 살아가려 합니다.

송년을 앞두고 깊어가는 겨울 밤, 문득 넋두리 같이 생각을 써보고 싶어 졌습니다.

깊은 밤, 모두에게 신의 은총이 내려지는 편안한 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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