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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김탁기21

낙천세계(樂天世界)/김탁기 낙천세계(樂天世界) 잠실 사거리에 거대한 고등어 한 마리 있다 우주에서 행성의 바다를 헤엄치다가 유성으로 내려와 커다란 꼬리를 하늘에 두고 지구를 들여다본다 하늘 높이 은비늘을 번쩍이며 기둥이 되어 하늘과 땅을 받치고 거대한 수미산이 되어 안팎에서 삼천대천세계를 경험한다 땅 위만으로도 일백이십삼 계의 세계를 이룬다 기적의 한강 누에머리 곰실대던 벌판을 굳게 딛고 세계를 호출하고 멀리 서해의 푸른 물결이 부서지고 동으로 설악의 이마가 희다 새로운 우주가 웅숭깊은 바다를 이룬다 땅위에는 높은 어족들이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끝없이 몰려오고 밀려가며 땅속에는 세밀한 혈관들이 힘차게 돌아 백혈구를 한 아름씩 쏟아놓는다 항상 수많은 벌떼가 웅성거리고 새로운 세계는 웅대하고 호사스럽다 벌떼의 힘이란 실로 어마어마한 .. 2020. 8. 9.
초록은 아름답다 1, 2 초록은 아름답다 1 이른 햇살을 받으며 쏙 솟아나는 연록은 순하고 여리고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곱다 연록의 대지는 그 어떤 꽃 보다 아름답다 앙상한 혹한이 지난 후라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연록의 계절은 맑고 밝고 따스하기도 하다 연록이 짙어지면 더욱 청초하고 아름다운 빛깔 초록이 된다, 초록은 여린 듯하며 깊고 깊은 듯하며 청순하다 초록은 인생의 청년이다 젊음의 설렘이 있고 풋풋한 아름다움이 있다 초록은 부지런하여 나태하지 않고 꾸준하여 게으르지 않다 어느덧 신록의 넓은 바다가 되어 가없이 펼쳐진다 그 속으로 풍덩 잠기면 생명력과 생동감을 느끼고 희망이 솟아난다 신록의 생동감은 밖으로 나를 부른다, 생명감 넘치는 청순한 신록과 화사한 꽃들이 보고 싶다 초록의 계절에 우리 강산 어디인들 반갑지 않으랴 신두.. 2020. 5. 31.
봄꽃과 그 봄꽃과 그 한바탕 난장판을 치고 가는 벚꽃과는 다르고 싶다 던 화사하지만 조용히 피었다가 가슴 속에 남아있고 싶다 던 그 사정없이 돋아나는 새순에 화사하던 벚꽃이 소나기 같이 꽃비되어 흩어지고 오늘 화창한 봄날 묵묵히 걷고 있는데 저기 저 골목 어귀 담장 밑에 노란 민들레가 화사하지만 다소곳이 피어 있네 2019.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