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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제탓이요.

by 탁구씨 2005. 10. 23.

제탓이요. 제탓이요. 저의 큰 탓이 옵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지금 막 돌아 왔다.

벌써 선선한 날씨 탓인지 밖에서 막 들어와 창가에 앉으니

남측 창을 통하여 들어오는 햇살이 매우 따사롭게 느껴 진다.

 

오늘 미사에서 이 참회기도 몇마디는 정말 가슴에 와 닫는다.

늘상 하던 기도지만 간혹 특별하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그래, 세상 모든일이 자기탓이지 또 다른 무슨 이유가 있을까

잘 된 일이든 못된 일이든 자신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것은

따지고 보면 자기로 부터 발생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즐거워 하면 즐거운 일이 생길 것이고

고민하면 고민이 될것이며, 잘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으면 잘 될것이고

못된다고만 생각하면 당연히 잘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가끔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 일도 좀더 잘하려고 조바심을 내거나

잘 할수 있는 일도 억지 사양을 하며 지나친 겸손을 떨게 되면

어느새 자기최면에 걸려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옴을 본다.

 

이 가을에 찾아온 환히와 고민, 모든것이 내탓 이었음을 느낀다.

그러니 내가 수습 해야지.. 말로만 하지말고 정신을 차려서..

가슴으로 안타까워 하며 연연 할게 아니라 차거운 머리로 냉정하게..

오늘 미사에서 유달리 반성 할 일도 기도 할 일도 많았음을 느낀다.

님이시여 '이번 한번만'이라는 저의 오만을 너그러히 용서하여 주시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마음을 보시어 바른길로 이끌어 주소서

 

성당에서 돌아와 아직은 찬란하게게 쏟아지는 늦가을의 햇살을 보면서

왠지 책상에 앉아 그 옛날 책장을 뒤져 오래된 책이라도 한번 찾아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제 아내가 성당에서 봉사를 마치고 돌아 오면 작년 저멀리 보성에서

가저온 봉로차 한잔을 끓여 마셔야 겠다.

그리고 이 가을을 그냥 보내기는 섭섭하니 가까운 산으로 나가서

오는 단풍을 마중하고 가는 낙엽을 고이 보내야 겠다.(0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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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오후 2시 검단산을 팔당 코스로 올랐다.

높은 하늘과 산산한 날씨가 등산하기 참 좋은 날씨였다.

산아래는 아직 녹색이 남아 있으나 중간부터는 단풍으로 물들고

정상부근에는 이미 철이른 낙옆이 쌓이고 있다.

저멀리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푸른하늘과 색색이 물드는 단풍이

저무는 가을햇살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내려 올려는 중에 참 아름다운 언어를 구사하는 한 친구가 답신으로

'서산 햇살이 +마음처럼 불타네'라는 가을 멧세지를 보내왔다.

                                                                  (0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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