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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핸드폰 유감

by 탁구씨 2005. 10. 18.

나는 핸드폰에 유감이 많다.

누구나 한두번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겠지만  나도 핸드폰의 편리함, 그것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능들을 보면서 세상 참 살기 좋아졌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다.

 

어린 시절, 난 영화에서나 우연한 기회에 군인이나 경찰이 무전기를 들고서 차안에서나

혹은 길을 걸으며 통화를 하는것을 보았을때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했고 내 스스로가

그 주인공이 되는 장면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들어 불만이 많이 생겼다.

물론 전화의 발달로 편지 같은 것이 없어졌다고 개탄하는 이야기는 이제 옛날 이야기이지만

핸드폰의 보급은 정말로 멋과 여유을 더욱 없어지게 만들어 버렸다. 

언제나 어디서든지 필요하면 통화가 가능하고 또 멧세지를 날릴수있으니 아쉬울것이 없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사람이 살아가면서 조금은 아쉽고 불편한점을 감내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감내하면서 한번쯤 더 생각 할 여유를 갖게되고, 조금은 아쉽고 답답해 하며

인간적인 고뇌를 느껴 보는것도 나름대로의 사는맛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핸드폰이 많이 보급되면서 편리해진 만큼 편지 같은것도 없어지고, 일정부분은 그에 따라

인간미도  없어졌으며 또한 인간적인 스릴이나 설레임도 없어졌다.  반면에 세상을 쉽게

살려는 생각은 늘어나고, 감정은 급해지고 각박하게 되고 있음을 본다.

 

그런데 요즘들어 핸드폰에 특별히 유감을 가지는 몇가지가 또 있다.

쉽게 날려 버리는 말이다. 전화가 있으니 통화를 자주하게 되고 자주하게 되니 순간적으로

쉽게 말을 뱉아 버리게 된다.  말을 많이해서 좋을 일이란 별로 없다. 

거기다 핸드폰 멧세지다. 이놈은 쓸때 조금 신경을 쓸려면 잣수에 한계가 있고, 또 어떤땐

조금 어색하게 쓴글도 날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엄지로 누르는 순간, 아차 잘못했다는 것을

느꼈는데 이미 날아가 버렸다. 그때는 달려가 잡아오고 싶은 낭패감을 느낀다.

 

거기다 요즘 느끼는것중의 하나가 조급해지는 자신을 본다는 것이다.

혹시 어떤때 전화가 안터지면 당황스럽다. 특히 전화를 믿고 약속같은것을 소흘이 했을때나

꼭 받아야 될 전화가 오지 않을때, 그때는 조바심이 나고 급기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또한 폐해중의 하나가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멧세지다. 쓸데없이 날아오는 스펨전화는

말 할 것도 없지만 요즘엔 안부도 멧세지로 올때가 많다.

반갑기도 하지만 계속 반복하여 그것도 미리 만들어진 문장으로 성의없이 날아올땐 짜증은

아니더라도 옛날처럼 연하장이나 엽서와는 다른 느낌이다   

 

핸드폰, 그것은 편리한만큼 그 폐해도 크다. 적어도 내게 있어선 그렇다.

하지만 이미 외면 할수는 없는 필요 악이 되어 버렸다.

오늘도 날아올 전화가 안터지면서 생각나는대로 낙서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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