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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 Family

성탄절 봉사활동 중인 가족에게(99.12.25)

by 탁구씨 2005. 5. 28.

성탄절을 맞아 멀리 봉사활동을 떠나 있는 아내와 딸, 아들에게

 

들뜨기 쉽고 또한 금년에는 눈도 내린 성탄연휴에 쉽지 않은 결심을 해준 모두에게 대견함과 함께 뿌듯함을 느낀다.

유난히 추운 날씨에 처음으로 하는 봉사활동이 어렵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또 어제는 길이 미끄러웠는데 제대로 갔는지…….

궁금하여 호출기를 두 번인가 쳤는데 거기는 시골이라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 같다.

셋은 봉사활동을 떠나고 나는 근무를 하게 되면서 또 저녁에는 혼자 지내게 되고 지금도 혼자 성당을 다녀오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틀이 되는 것 같구나.

이번 성탄절은 내가 미처 가족에게 아무런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 같다.

이유를 따질 것 없이 매우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아울러 생각해보니 평소에도 크게 신경을 써주지 못했던 것을 느낀다.

혜진이는 공부하고 또 고등학생으로서 한참 힘들고 고민되는 것도 많을 텐데 조용히 의논상대 한번 대주지 못했고, 민호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을 텐데 같이 해주지도 여건을 만들어 주지도 못하였고, 엄마는 요즘 들어 바쁘고 건강이 많이 약하여 진 것 같은데 챙겨주지를 못했다.

일일이 나열하면은 수도 없겠지만 아빠 입장에서의 아빠만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면 모두들 어떻게 생각할까?

아니 무조건 그렇게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아빠의 마음속에서는 항상 우리의 가족이 제일 먼저, 아니 대부분이란다.

혜진아, 성탄전날 마음이 많이 상했겠지? 아빠도 성격이 너무 급했던 것을 반성한다.

아빠는 정말 즐거운 성탄전야를 만들고 싶었단다. 수고한 엄마와 분위기를 잡아줄려고 했던 민호에게도 미안하다.

아빠도 가능하면 너희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그 어떤 집보다도 이상적인 가족, 가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엄마, 혜진아, 민호야 언제나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서슴없이 아빠와 의논하여 주 길 바란다.

물론 혜진이, 민호가 생각하는 것이 전부 뜻대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것은 엄마 아빠가 생각하는 기준, 또 너희들이 알지 못하는 사회적 규범이 있기 때문이란다.

지금쯤 봉사활동이 끝나갈까?

아무튼 이번 봉사활동이 매우 보람 있고 성탄연휴를 그 어떤 때보다도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빠도 아빠친구들이 멀리 여행을 떠나서 전화를 해오고는 했지만 결코 그들보다 못한 성탄을 보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하느님! 대희년 시작 성탄절을 보내면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영광을 받으시고 저희가족 모두에게도 항상 온유한 신앙과 넉넉한 마음과 심신의 건강과 순종의 미덕과 사랑과 평화를 주시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드리는 기도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199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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