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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교육의 질은 선생님

by 탁구씨 2023. 7. 13.

 
교육의 질은 선생님의 질
 

누구나 학창 생활의 아련한 추억과 함께 선생님에 대한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선생님은 성장과정의 인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한 인간의 일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교직이란 숭고한 것이고 그만큼 사명감도 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선생님은 존경받아야 하고 스스로가 존경받을 수 있도록 소양을 갖추어야 될 것이다.

요즘 교육이 위기라고 한다. 선생님의 사명감과 학부모의 기대의 문제라고 본다. 단순히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느 경우에도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교직이 되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이 사회가 함께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교직에서 은퇴하신 어떤 선생님들을 보면 재직 시의 책임과는 관계없이 교육자였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나는 교육의 질은 선생님의 질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교직에 대한 예찬이나 사명감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요즘 선생님에 대한 학생들의 돌발적인 태도나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고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선생님은 교육자라기보다 단순한 생업이라는 생각이 들고 학부형들 또한 그저 제도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니 학교에 보낸다는 그런 느낌이다. 선생님은 학생을 사랑으로 대하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경 하지 않는다. 선생님이 교육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을 신경 써야 되는 시대는 당연히 참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없다.

또한 최근 교사의 극단적 선택이나 공공연한 집단행동을 보면서 교권은 이익 집단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본다. 이유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학생들이 무엇을 보겠는가. 학생이나 학부모가 걸핏 법을 운운하는 이런 교육현장은 안 된다. 교육자는 언행에서 권위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자중하여야 하고 교사와 학부모는 교육의 동반자여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바로 서고 학생들은 바르게 성장할 수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선생님에 대하여는 다정한 선생님, 지극한 사랑으로 제자를 이끌어 주신 선생님 등 미담들이 많이 있다. 나에게도 기억나는 선생님이 많이 계신다. 모두 좋은 선생님이셨지만 조금 다른 측면에서의 기억도 있다.

초등학교 때였다. 겨울 방학 직전 눈이 약간씩 흩뿌리던 중간 조회 시간에 우리는 운동장의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그런데 멀리 계시던 담임선생님이 손짓을 하며 뛰어오시더니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때렸다. 영문을 몰랐다. 어이가 없어서 그냥 멀거니 서 있기밖에 못했다. 나는 학급 회장이었고 나름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었는데 정말 창피했다. 왜 그랬을까? 무슨 지시를 못들은 것 같은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무수한 시간이 흐른 후 친구들과 대화중에 겨우 이런 느낌이 왔다. 나는 소재지 아이들처럼 차림이 단정하지도, 얼굴이 희멀겋지도, 약빠르지도 못했으며, 더구나 회장이고 우등생이었지만 부모님이 학교에 오신 적이 없었다. 우리선생님은 소풍 날 다른 학급 선생님의 점심 도시락을 얻어 드셨을 것이다. 박봉인 선생님은 저녁에 아이들 과외를 하고 있었는데 과외비 부담으로 나는 참석하지 못했다. 학급회장은 반원들이 투표로 뽑았다.

또 이런 선생님이 계셨다. 공대를 나온 수학 선생님이셨는데 수업은 칠판에 문제를 마치 외워 오신 듯 혼자 술술 풀어 나가는 방법이었다. 설명은 있었지만 알아듣기 힘들었고 질문을 하면 친구들에게 다른 장난을 걸며 슬쩍 넘어가고는 하였다. 선생님의 문제풀이가 어느 책에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후에 수학 때문에 정말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고 인생 진로에도 영향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오랜 훗날 우연히 만났다. 그 순간에도 운동장에서의 일이 먼저 생각났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이런 것인 것 같다. 상처는 마음속에 쌓인다. 한 때는 선생님이 될까도 생각해 봤었다. ‘선생님’ 정말 존경받아야 할 단어이다. 그러기 때문에 소양이 있어야 하고 좀 더 세심하게 행동하여야 되리라 본다. 어릴 때의 기억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이는 한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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