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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글

순간, 혹한은 지나가고

by 탁구씨 2023. 4. 9.

호수 위의 벚꽃잎 물결

 

순간, 혹한이 지나가고

 

 

송이송이 내리던 첫눈이

어느덧 꽃비로 분분하다 지난 혹한

어둠이 폭포처럼 쏟아지더니

빙벽이 되어 막아선다

 

생각도 많아지면 방관이 되는 것

깊은 동면의 세계로 침잠한다

심장의 새들도 울지 않고

한없는 바위가 되어 굳어간다

 

눈 내리고 한기를 느낄 때쯤

봄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미

눈사람은 불가에서 몸을 녹이고

꽃은 최선을 다해 아기자기 피고 있다

 

벚꽃은 몸을 떨어

꽃비를 내리고 우듬지가 파랗다

창가에 아른거리는 연둣빛 사이로

연분홍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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