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탁구의 / 시 / 수필 / 사진 / 일상 입니다
시 & 짧은글

벌레 먹은 잎

by 탁구씨 2023. 4. 13.

 

벌레 먹은 잎 / 정치

 

 

 

갈참나무 여린 잎을 벌레가 먹는다

찬찬히 먹는 것이 아니라

욕심스럽게 사각사각 듬성듬성 갉아 먹는다

 

연한 잎은 먹고 줄기만 남은 모습은

마치 그림처럼 예쁘기도 하고

끝없는 욕망의 흔적 같기도 하다

 

세상을 벌레들이 좀 먹는다

이편저편 이 벌레 저 벌레 갉아 먹어

나무들은 자라지도 못한다

관심도 없다

 

벌레 먹은 잎으로 하늘을 보면

파란 하늘이 그 모양이 된다

예쁜 모습일 수도

욕심의 흔적일 수도

 

그 것이 전체인양 보일 수도

부분일 수도

왜곡일 수도 진실일 수도

벌레 먹은 잎으로 보는 세상이 재밌다

'시 & 짧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록은 순하고 여리고 부드러운 파스텔 톤으로 곱다 / 김탁기  (15) 2023.04.22
작은 꽃  (8) 2023.04.18
순간, 혹한은 지나가고  (2) 2023.04.09
봄 꽃과 그  (6) 2023.04.05
목련꽃 의자  (6) 2023.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