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부담없는 여행은 계속되었다.
누군가가 '그래, 뇌의 스위치를 잠시 꺼두자' 라고 했던가? 오대산 상원사를 돌아나와
처음에 국도를 타고 주문진, 고성, 화진포 해수욕장 방향의 북쪽으로 향하려던 길을
순간적으로 변경하여 일단 횡계IC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기로 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구간에서 남쪽 동해고속도로(?)로 들어섰다.
동해고속도로의 동해휴게소, 전망이 정말 좋았다. 커피와 약간의 간식을 시켜 놓고
우리는 느긋이 바다구경을 하며 떠들기도 하고 일정 계획을 짰다.
일단은 울진 근처까지 가서 대게를 마음껏 먹은 다음 숙소를 찾아 일박을 하자. 다음 일정은 그때...
동해IC를 나와 막간을 이용하여 두타산 무릉계곡으로 올랐다. 시간관계상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암반이 깔린 계곡과 웅장한 폭포, 사찰 삼화사 등이 정말 이름처럼 아름다운 계곡이다.
동해시에서 2시간여를 달렸는가 보다. 어둠이 완전히 깔린 시간, 울진군 후포항에 도착했다.
이튼날 아침, 방파제에서 바라본 후포시가의 일부이다. 구름이 산허리에 걸려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후포항의 고깃배들, 대형선박은 외항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울진군 후포 시가지 - 뒷 골목은 전형적인 시골항구의 모습 그대로이다. 정겨운 모습이 살아 있다.
저녁 늦게 도착하여 우선 서둘러 찾은 곳이 게를 마음 껏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늦은 저녁시간에 걸쳐 허겁지겁 정말 마음 껏 먹었나 보다.
일차 허기를 면하고 나니 사진이 생각나 한컷 찍었다. 홍게로 마리당 15000원에서 20000원정도이며
좋은 친구와 싱싱한 게와 소주를 곁들여 싫컷 먹은 것 같다.
식당에서 소개해준 팬션에서 일박을 한 다음 울진을 거쳐 불영계곡으로 들어섰다.
몇년 전 여름 휴가철에 왔을 때 북쩍되던 모습과는 달리 아직은 조용하다.
한여름의 상대적 시원함은 없지만 여행기분을 느낄수 있는 한가한 여유로움이 있다.
불영사엘 들렸다. 조용하고 깨끗한 사찰이라는 이미지는 조금은 변한 것 같지만
연못에 투영된 산과 절 그림자가 불영사임을 느끼게 한다.
불영사를 돌아나오며 찍은 불영계곡내 불영사 계곡이다. 맑고 풍부한 수량의 물이 흐른다.
불영계곡을 거쳐 옛 노룻재를 뚫은 터널을 지나 다덕이 약수터엘 들렸다가 봉화읍에 도착했다.
울진 봉화간의 그 험한 길은 새로이 건설되어 매우 편리해 졌다.
물론 편리해진 만큼 옛길의 아기자기한 모습과 고개를 넘는 아찔한 순간들이 사라진 아쉬움은 있다.
경북 북부의 옛 선비 문중중 봉화 유곡리 닭실마을 권벌 충재공 가옥엘 들렀다.
닭실마을은 안동권씨 집성촌으로 영남의 대표적인 양반촌의 하나이다.
최근에는 유과를 전승 생산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권벌 충재공의 가옥은 그 크기도 크지만 마당가에 있는 정원 청암정(사진)은
우리나라 민가정원으로는 최고로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한다. 자연의 커다란 암반 위에 누각을 짓고
둘레에는 연못을 조성했으며 연못 둘레에는 수백년 된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다.
닭실 마을을 나와 영주 부석사 방향으로 3~4km을 달리면 좌측으로 국보인 마애석불이 보이고
이를 지나면 조선시대 소설 '춘향전'의 배경이 된 이몽룡의 생가가 있고,
이를 막 지나면 축서사라는 현판이 보인다. 경북 봉화군 물야면 개단리 소재이다.
뒤로 웅장한 문수봉을 배경으로 최근에 중수 된 거대한 사찰이다.
뒤로는 문수봉의 범상찮은 기운이, 앞으로는 저 멀리 산들이 켜켜이 둘러쳐져 있다.
풍수지리를 논하지않는 누가 보아도 대단한 자리임을 알수가 있고, 이런 자리가 이제야
중수되었는지 의문이 갈 정도이다.
축서사를 나와 부석사를 지나고, 영주 선비촌과 소수서원을 지나고, 서울행 중앙고속도로를
올라서게 된다. 우리는 영주 풍기에서 어릴적 아주 절친했던 친구를 만나 귀한 진짜 청주를
반주하여 저녁을 먹고 세월을 소급한 환담을 나누다가 즐거운 마음으로 귀경길에 올랐다.
'훌쩍 한번 떠나보자.' 그래, 우리는 훌쩍 떠났고 몸과 마음을 충진하여 가벼운 머리로 돌아왔다.
이번 여행은 우리인생에 또 다른 추억이 되고 상당히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느끼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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