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4일, 오늘도 장마가 계속 되고 있지만,
엊그제 전국이 온통 폭우 위협에 휩싸여 있던 날, 우리는 그냥 마음먹었던 대로 훌쩍 떠났다.
며칠 전 친구들과 언제 적당한 시간이 주어지면 모든 것(직장, 사업, 가정등)을 잠시 접어두고
훌쩍 떠나보자고 작당을 했었는데, 엊그제 그 적당한 시간이 되었고
그날 전국에 250여mm 폭우가 예보되었으며 출발 순간에도 앞이 보이지 않게 쏟아지고 있었지만,
한 말들이 있기에 우리는 모든 무리를 무릅쓰고 그냥 떠났다. 특별한 목적지나 정해진 시간은 없다.
그냥 내키는 방향으로 가다가 돌아올 수도 있고 방향을 선회 할 수도 있다. 4명이 출발하였으며,
일단 잡은 방향이 동남해안이다. 마침 한 친구가 새로이 메르세데스를 사서 시승식도 되었다.
중부-영동고속도로를 올라 문막 휴게소에서 홀가분한 기분으로 커피를 한잔한 다음,
계속 진행하여 속사IC에서 내려 운두령으로 들어간다.
마침 비는 그쳤고 푸르디푸른 녹음이 한없이 시원하고 싱그럽다.
계곡에는 풍부한 물이 힘차게 흘러내린다. 멀리서 가까이서 운무가 그득하다.
운두령에서 점식식사를 한 다음 되돌아 나와 오대산 월정사로 들어왔다.
장마철이라 오히려 혼잡하지 않고 내리는 듯 마는 듯 한 가랑비가 여행하기에는 최적의 날씨다.
지나가던 비구승에게 카메라 샷더를 부탁했더니 조심스럽게 눌러 주었다.
월정사앞 불영교와 그 계곡, 풍부한 계곡물이 시원스레 흘러 내리고
물방울이 운무를 일으키며 틔어 오른다.
절경이다. 보는 눈이 시원스럽고 가슴은 뻥 뚫린다. 우리는 아이들 처럼 카메라를 갔다 된다.
조금 협소한 계곡에는 구름이 흐르는 듯 물안개가 자욱하다.
월정사입구의 그 유명한 전나무 숲길 - 모든 잡념이 사라진 무념 무상의 시간이다.
월정사 본전 적광전 과 팔각구층석탑
월정사를 나와 상원사를 오른다. 무성한 숲과 다져진 흙길이 걷고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시간관계상 차로 올랐다. 상원사, 시원스레 펼쳐진 절집 마당. 저멀리 산위에는 운무가 피어 오른다.
상원사 구길의 삽다리, 걸어 건너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가던 길을 간다.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계곡물과 틔어오르는 물방물, 시린 녹색, 녹색! 그리고 피어오르는 운무!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길,
훌적떠나 온 여행의 첫 탐사지. 자연의 싱그러움으로 홀가분함과 평안함이 함께 온몸을 감싸는,
"아! 잘 떠나왔다." 그래, 빗속을 무릅쓰고 떠나온 용기의 보상은 충분,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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