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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 Family

Jin이 출국

by 탁구씨 2010. 1. 4.

2010년 1월 4일(월)

진이가 일본으로 공부하기 위하여 출국 하는 날이다.

밤새 눈이 내려 지하철로 공항을 가야 하기에 서두른다.

그러나 아차! 그것보다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캄캄한 새벽 현관을 나서니 눈이 발목을 덮는다.

전 가족이 서둘러 공항에 도착하니 염려한대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등의 국적기는

이미 오전 스케줄이 다 취소되었다.

 

우리는 일본항공으로 예약하였고 일본항공은 아직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다.

항공사에서는 막연히 지연이라고만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항공사들의 상황을 봐서 출국이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10시가 넘어 해당 항공기가 일본을 이륙하여 공항으로 오고있으나 착륙여부는 알 수 없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우리 진이는 표현은 안하지만 얼굴에 낭패감이 완연하다.

어렵게 내린 결정인데....순조로이 출국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한참 지난 후에 해당 항공기가 국내로 들어와 비행장 상공을 선회하고 있으며 

착륙할는지 혹은 회항할는지는 관련부서와 협의 중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조금은 안심이 된다. 국내 항공기야 아예 이륙을 포기하고 있지만 일본항공이야

이왕 들어 왔으니 가능한 내리려 할 테고 내리기만 하면 어떻게든 이륙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지만 간절한 기대를 해본다. 

우리는 수속 대기선에 몇 번인가 줄을 섰다가 다시 대기좌석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진이가 탑승해야하는 비행기의 착륙 결정은 또 12시로 연기되었다.

 

한참이 지난 후 해당 항공기는 연료 부족으로 인천공항으로 착륙을 결정하였고

인천에 착륙하여 급유를 한 후 김포로 올 것 같다는 방송이 나왔다.

희소식인지 아닌지는 판단이 잘 서지 않지만 일단 회항하는 것 보다가는 희망적인 것 같다.

오후 2시경 다른 항공기가 착륙을 결정 하였고,

해당 항공편도 4시 20분 이륙 예정으로 수속을 밟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휴! 얼마나 조바심을 가졌던가? 저절로 안도의 숨이 나온다.

진이도 얼굴이 좀 풀어지는 것 같다. 

진이를 제외한 우리는 겨우 간단히 식사를 하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이놈! 건강하게 잘 다녀 와 할 텐데.....많은 생각이 쌓인다.

가볍게 인사를 한 후 뒤를 돌아보고 어정쩡하게 웃으며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자식 ~

 

이륙시간까지 기다리려다가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돌아오기로 했다.

한참후 전철 안에서 이제 이륙 했으려나 생각하는 순간, 메시지가 울린다.

이륙이 연기되었고 출국하기는 할 것 같으며 전화기 건전지가 없어 꺼둔단다.

출국하기는 할 것 같다니 어떻게든 출국하겠다는 의지인가...?

집 근처의 전철에서 내리니 눈이 무릎을 덮는다. 공항안과 지하철에만 있었으니

눈이 이렇게 많이 온줄 몰랐다. 하루 적설량으로는 기상관측이래. 최고였다나.

 

전화기도 꺼 두었으니 연락도 안 되고 궁금하기가 안절부절이다.

공항에도 전화가 안 되고, 갑자기 생각나 인터넷을 연결 했다.

'18:10 LEFT GATE' 출국을 한건가? 한 참후 메시지가 다시 뜬다.

'18:10 Departed,   20:06 Estimated'  이제 조금은 안심이다.

엄청난 눈으로 두어 대의 비행기만이 이륙한 것 같다.

그리고 저녁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하네다공항에 도착 하였으며 짐을 찾으러 가고 있다는 전화가 왔다.

정말 가슴을 졸이는 하루 였지만 우리 진이의 유학을 축복하는 서설이 두껍게 내린 날이었다.

진이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있기를 깊은 맘으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