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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긴글

어느 가을날의 여유

by 탁구씨 2009. 10. 26.

 상당히 바쁘고 어수선한 가을이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야외로 나가기 전에는 가을이 오는지도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간혹 출 퇴근 때 밟히는 은행잎이나 사무실 창너머로 보이는 단풍들이 이제 계절이

바뀔때가 되었구나... 라고는 생각했지만 느껴볼 겨를은 없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이것 저것 많은 가을행사와 교육, 인원변동 등으로 어수선 했고,

추석에다 친구모임, 결혼식등 경조사, 건강검진등으로도 바빴으며

또한 심리적으로도 삶의 가치기준에 상당한 혼선을 주는 일들도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들이 있었으며

주변인의 도덕성, 가치관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사실 누구에게나 적용 할수 있는 보편적 가치기준, 절대적 잣대는 없는가 봅니다.

보편적인 직장인, 사업가, 교육자, 성직자, 등등에게 각기 다른 잣대를 적용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가치에 혼선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래서 법이나 도덕에 절대적인 선(善)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문득 야외로 나가보니 어는덧 가을이 이만큼 와서 저만큼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겹겹이 물든 산들, 이름모르는 아름다운 들꽃들, 갓 추수가 끝난 논들,

추수를 앞두고 있는 배추, 무우, 콩등 넉넉하고도 아름다운 들판이 가슴을 풍요롭게 하고

짧게나마 걸으면서 느낀, 산길에서의 서늘한 바람과 시골 골목길에서의 익숙한 느낌,

어디선가 풍겨오는 낙엽타는 냄새가 몸과 마음을 편안하고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몇 주간의 혼동에서 벗어나 다시 느긋한 느낌으로 생활에 부딪혀 봐야 겠습니다.

절대자는 언제나 갈등과 해결을 함께 주십니다.

보다 깊이있고 보다 철저한 경험으로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또다른 아름다운 삶을 제시 하시는

것이 아니가 합니다.  추수를 앞둔 들판에서의 넉넉함이 이제 가슴에도 솟아 남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