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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

을왕리 바닷가

by 탁구씨 2008. 4. 7.

우리가족 모두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는 날이다.

나는 드라이브겸 강원도 어느 계곡이나 들로 봄나들이를 하자고 했지만 

몇일 만에 보는 큰놈은 고속도로를 달려 서해안 바닷가로 가잔다.

아기자기한 시골 냄새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과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며 확트인

바다를 좋아하는 큰놈의 활달한 성격이 단순한 시간차를 넘어 많은 변화를 보게 한다.  

그래도 함께 따라나서주는 것에 군말않고 운전대를 맡기고 서쪽으로 향한다.

오랫만에 올림픽 도로에 올라서니 시원하게 트인 한강과 그 주변 고수부지의 풋풋한 냄새가

그동안의 갈증을 씻어준다. 

여의도를 지날 무렵에는 풍성한 벚꽃이 약간은 마음을 들뜨게도 한다.

큰 놈은 여의도로 경유할 걸.. 하였지만 그냥 그 주변을 바라보며 달리는 것도 괜찮다.  

사실 큰 놈은 사고가 나와 다른면이 많다.

어쩌면 전형적인 우리집안의 성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격할 정도로 주관과 정의감이 강하고 생각이 상당히 진취적이다.

그동안 별로 어렵지 않게 세상을 살아왔기에 세상을 너무 가볍게 보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사실 그동안 진학이나 취직등 실패한 적이 별로 없고 항상 나름대로 약간은 앞섰던 것도 같다. 

 제 작년에는  구속받는 스케쥴은 싫다며 감히 혼자 달랑 가방을 메고 유럽을 향해 떠날때도

 비록 중도에 돌아오기는 했지만 말릴 수가 없었다.  

한 두어달전 요즘같이 취직하기 힘든 세상인데도 '괜히 시간 낭비 하는것 같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공부를 더 해야 겠다'는 말에 심하게 야단을 치긴 했지만 생각을 꺽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공부를 한다며 얼굴조차 보기 힘들더니 며칠전 홍두깨 같이 '어떻게 알게되었는지

사회적으로 유명한 몇분을 모시고 전공과 관계된 새로운 시도를 한단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의 보수적인 생각에도 어쩌면 한번 해볼만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저께 퇴근해 오니 명함과 팜플렛이 거실에 있었다.

나는 물론, 오늘까지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너는 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번 해볼만한 시도를 하고 있다.'

'너 다워야 된다'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그래 아빠에대한 서운한 마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공부도 해가며 하고싶은 일도 한번 열심히 해봐라. 아빠가 그렇게 보수적인것만은 아니란다.

그동안 잘 못해준것은 미안하다....

김포로 들어서고 고속도로를 달려 영종도를 지나 무의리를 거쳐 을왕리 바닷가에 도착했다.

녀석 조개구이는 저가 산단다.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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