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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 Family

교육중인 향원(4/7)

by 탁구씨 2006. 4. 7.
명숙 아네스에게 ooo

사무실앞 개나리가 오늘은 더욱 노랗군, 목련도 피고 곧 벛꽃도 만개 할 것 같아.

어때 교육 받는 게?

아마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 가족들이 따로 떨어진 일이 별로 없었지?

몇 번 말했지만 이젠 자신을 위한 일도, 하고 싶던 일도, 좀 해보며 살아가도록 해.

정말 그동안은 오직 내 위주로만 살아온 것 같아.

너무나 개성이 강한 나,  아니 어쩌면 틈이 없고 잡념이 많은 나이기에

상당히 힘들었을 텐데 아무 말 없이 걱정만을 함께하며 따라와 준게 고맙군.

오늘 아침 늦게 일어 나 세수하고 옷 입고 아침 챙기고 매우 분주하고 허전하더군.


어제 4시경 우리의 큰놈이 “엄마 교육갔어ㅠ”하며 멧세지를 보내 왔더군. 

그놈도 잠시나마 떨어지는 게 서운한가 봐.

저녁식사를 할려고 보니 역시나 냉장고에는 반찬들과 간식들이 빼꼭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더군.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혜진이도‘엄마는 이렇다니깐’ 하더군.

민호는 친구들과 학교에서 과제를 해야 되는데 늦어지면 부근 친구집에서 자고

바로 학교에 간다고 했어.

이제 이놈들은 어느 정도 내버려둬도 될 것 같아. 큰놈도..

어쩌면 당신의 고생이 많았지만 어떤 면에서든 착하고 무난한 놈들이잖아.


편지든 멧세지든 써본지가 오래 되었군.

한때는 정말 열심히 편지를 쓰고 엽서를 그리기도 했는데...

우린 그냥대로 무난하게는 생활해온 것 같지?

모든 게 당신이 뒤에서 오직 이해만 해준 덕이 아닌가 싶군.

지금 생각 해 보면 문득 문득 왜 그리 좁게만 살았는지 하는 아쉬움도 있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조금 늦었지만 조금 대범하고 여유있는 삶을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늦게나마 신앙을 갖게 되고 또 나름대로는 신앙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

어쩌면 섭리 같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야단스럽게 접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있는데도..

신앙은 인간의 의지라기 보다간 역시 주어지는 것 같아.

시간이 흐르며 가슴속 비중이 커지고 어떤 뜻 같은 것이 있으며,

그 뜻에 따라 매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지? 

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하고...

그렇다면 우리는 늦게나마 신앙을 가진 것이 퍽 다행이고

이는 우리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하고, 

또 앞으로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는 느낌이 들지.


그동안 정말 고생이 많았어.

내가 왜 당신을 선택했는지 알거야.

뜻대로 해주고 있지 못하여 미안하군.

당신은 항상 내 뒤에서 내 후광이 되고 있음을 어릴 때부터 느끼고 있어.

늦었지만 이젠 아이들도 웬만큼 컸으니 자신도 좀 돌아보고 건강도 챙기며,

하고 싶은 일들을 좀 해가며 살길 바래. 

물론 또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나를 의식하기도 하겠지만 이젠 좀 무시하고

스스로의 의지를 확고히 하면 자신과 가족이 다 자랑스런 삶이 될 거야. 

 난 항상 당신과 우리가족들 뒤에 있을 것이며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 할 생각이야.

하는 일도 억지 욕심은 부리지 않지만 순응하며 여유 있게 최선을 다 할 거야.

이젠 좀 나아지리라 확신해.

세상도 조금 알 것도 같고..   


교육 잘 받고 항상 하느님의 은총이 당신과 우리가족에게 내리길 기도할 께 .  

                                  2006. 4. 7.  부활절을 앞두고.

                                                                           요한 보스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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