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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가는 길
서울을 걷다 일상을 걷다

중학교 송년모임

by 탁구+ 2005. 12. 6.

12/3-4일 송년모임을 겸하여 중학교 졸업동기회의 임시모임을

소백산밑 단양의 대명콘도에서 가졌다.

졸업후 처음 참석한 친구도 있었고 몇명의 친구는 "반갑다 친구야!"를

연발 한다.

우리는 이 모임에서 항상 시간을 압축한다. 그간의 세월을 뛰어넘어 

어느새 우린 중학생으로 되돌아가고 꽤 오랜 세월전의 우리가 된다.

 

토요일 일과를 끝내고 좀더 느긋하게,

그래 이왕이면 모든것을 일탈하여 그시절처럼 시외버스로 움직여보자.

정말 오랫만에 시외버스를 탔다.

약간의 어둠이 내리는 시간 시외버스가 강변을 돌아 시내를 빠져 나갈때 

홀가분함과 함께 옛 추억의 터널로 들어가는 듯한 감상적인 착각에 빠진다.

 

조금 일찍 출발하였으면 운전대를 버린 완벽한 방관자로서, 차창을 스치는

풍경들을 여유롭게 구경 할 수 있었을 텐데 어둠이 조금 아쉽다.

그래도 홀가분함은 매우 좋았고 멀리 높고 낮은 산의 윤곽과 창을 스치는

불빛들이 짧지만 여행기분을 나게 한다.

얼마전 나와 똑같은 이유, 같은방법, 같은시간대에 이길을 달린 한 친구는

'창가로 달이 계속 함께 해주어 좋다'는 멧세지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보내 왔던데 아쉽게도 오늘은 달은 보이지 않는다.

 

2시간이 조금지나 버스는 친절하게 콘도정문에서 나를 내려줬고

(원래는 정류장까지 갔다가 택시로 와야 됨) 나는 설레는 가슴으로

언덕을 빠르게 올라 예약된 장소를 찾아 갔다.

많은 친구들이 미리와 반갑게 맞아주었고 우리는 공학이었던 관계로 

몇몇 여자동기는 졸업후 처음이다. 모인인원이 30여명이다.  

나이들어 많은 옛동기들이 깊은 산밑의 콘도에서 만나는 기분은

횟수가 반복될수록 느낌을 더해 간다.

 

이 모임은 정말 허물이 없다. 그냥 만나면 반갑고, 즐겁고, 갗출것이

없으며 서로가 너무나 잘아는 사이라 단순히 우정이라고 말할수 있는

그 이상의 애정이 있다.

서울에서, 대구에서, 울산에서, 경북, 충남 어느각지에서 길이멀다 않고

친구들이 찾아오는 이유가 그런것일 것이다.

물론 최근 앞서서 일하는 몇몇 동기들의 애쓴바가 크지만 우리 동기회는

어떤 동기모임보다 끈끈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들어 나는 여러이유로

조금더 적극적으로 주선하지 못해 친구들에게 미안함이 크다.

당분간은 동기회 까페만이라도 적극운영하여 바탕을 만들어 보려 한다.

 

오랫만에 추억을 더듬으며 함께 먹고 마시며 많은 대화를 하고 

장소를 옮겨 어울려 노는 가운데 밤은 깊어졌고 취중에 문득 창을 보니 서설이다.

첫눈이 첫눈답지 않게 펑펑 쏟아지고 있다. 마치 모임을 축하 해주는듯 하다.

.................

취하기도 하고, 피곤도 하여 쓰러져 잠들고, 깨보니 창밖은 온통 백설이다.

급하게 일어나 사우나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눈덮힌 산과 강과 시원한

공기가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살고있는 도회공간을 잠시나마 벗어난다는 것이 이렇게 후련하고,

삶을 신나고 상쾌하게도 하며 새로운 의욕을 느끼게 한다. 

 

11시, 헤어질 시간이다. 우린 정말 아쉽게 다음 모임을 기약하고 해산했다.

친구들과 동승하여 올라오면서 서울이 가까워지자 현실도 가까워짐을

느낀다. 대화의 질도 무거워 진다.  이젠 조금 홀가분해 지고 싶다.

욕심도, 허세도 버리고, 자신과 주위에도 좀더 솔직하고 진실해지고 싶다.

................

늘 그랬지만 이번 동기회 모임도 상당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시간나는 대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야 겠다. 특히 몇몇 수고한 친구들에게는 수고했다는

멧세지라도 보내야 겠다.-일과중이지만 느낌이 사라지기전 틈틈이 써본다.  

(2005.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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