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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 Family

시사(時祀)(11/19)

by 탁구씨 2005. 11. 19.

11월18일은 우리집안의 시사일이다.

요즘엔 시사(시제,묘사)라는것이 퇴색되어 잘 지내지 않는 집도 있지만 우리는 매년

음력10월17일로 정하고 몇년의 세월인지 모르지만 지내오고 있다.

 

시사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내 나름대로의 생각으로는 1년에 한번정도 조상의 묘소를 찾아 제를 올리면서 묘소의 상태를

한번 돌아보고 조상을 추모해 보는 날이라고 생각 해본다.

여기에 붙여 이런기회에 가족들이 모일수 있고 모여서 조상에대한 추모와 함께 집안이야기,

여러가지 밀린 정다운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난 이런 풍속을 꼭히 나쁘게만 생각지는 않는 사람이다.

번잡스럽고 종교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가족들이 자주 모이고

집안의 뿌리를 되살려 보며 출생의 자존심을 살려보는 것도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는 이날을 통해서 조상에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어릴때부터 어른들 뒤를 따라 다니며 조상의 훌륭했던 이야기들을 듣고, 조상이 물려준

명산들을 찾아다니면서 우리는 집안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졌으며 이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부는 우리를 보수적이라고도 하겠지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행동속에 그 영향이 작용하고

있음을 느낀다.

양반정신이랄까. 선비정신이랄까. 꼭히 따진다면 부정적인 요인들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한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고 이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나는 11월 17일 일과가 끝난다음 사무실을 출발, 고향으로 향했고 밤늦게 도착하여 오랫만에

만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사 준비를 했다.

18일 이른아침 승용차로 산지기-(*몇대를 걸처 문중산과 묘소를 돌봐주는 사람이며 교통이

불편했던 내 어린 시절에는 하루전에 가서 잤음.)-집에 도착 음식을 인수한 다음 먼저 학정봉

정상의 우리집 지파종손 산소에 시사를 올렸다.

 

이곳은 선대의 고향마을 뒷산이기도 하고 산자체가 명산으로 방송등 여러곳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벼슬을 많이 하신분으로 우리 집안의 지파종손으로 삼는 분이다.

여기를 깃점으로 몇곳을 둘러 고향집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늦가을의 해는 서산에 걸렸다.

고향은 항상 아련한 추억과 정감을 가진 곳이기에 마을을 한바퀴 돌고 싶었지만 시간상

어쩔수없이 멀리서 눈으로만 훑었다.

 

마침 저 건너편 어느집에선가 희뿌연 연기가 솟아 오른다. 아마도 아직 땔감으로 난방을 하는

집이 있어서 군불을 지피고 있는 모양이다.

저런 풍경이 내가 고향을 자주찾고 싶어하는 정경이다.    카메라로 한컷 찍었다.

이미 시간이 늦었기에 오랫만에 모인 가족들이 부산하게 서로 인사를 나눈다음 각자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오니 9시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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