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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일상

정감서울

by 탁구씨 2005. 9. 27.

지난 일요일 큰놈(女)이 학교 과제를 하러 간다기에 겸사겸사해서 함께 나섰다.

다른 볼일도 있고 그놈이 요즘 허리도 조금 아픈데,

과제를 위해서는 기재를 메고 오랜 시간동안 여러곳을 돌아다녀야 한다기에 그것도 도와주고,

그동안 부족했던 아버지의 역활도 좀 할겸 관계개선의 기회도 마련하자는 생각에서 였다.

오랫만에 서울의 조금 개발이 덜 된곳, 조금은 옛정취가 남아있는 곳을 찾아 다녔는데 아버지로서의 역활뿐만 아니라 그 정겨운 정취에 내가 더 좋은 시간을 보냈던것 같다. 

 

서울특별시 성동구...강건너에는 수백가구의 주민들이 살고있다. 거기에는 전기도 전화도 수도시설도 없는 태고의 성역이다.

교통수단이라고는 오로지 나룻배가 있을뿐.

그 배는 지극히 서민적이어서 편식을 하지 않고 닥치는대로 마구 먹는다.

승용차뿐 아니라 소가끄는 수레며 분뇨를 실은 트럭이며 그 바퀴아래 신사와 숙녀들도 함께 태워준다. 그나룻배는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 찰만큼 차야 떠난다.

 

그 나루를 이용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을 많이 당하게 된다. 시간을 예측 할수 없어 허겁지겁 강변에 다다르면 한걸음 앞서 배가 떠나고 있거나 저쪽 기슭에 매달린채 부동자세다.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조금 늦을때마다 "너무일찍 나왔군" 하고 스스로 달래는 것이다.

                                     (1969년 법정 글에서)

그 지역이 지금은 엄청난 번화가로 변해 있고 나도 심각히 적응하고 있다.

조금 더 주위를 돌아보며 한걸음 늧추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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