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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짧은 글 쓰기

마른바람

by 탁구+ 2024. 11. 20.

송파 놀이마당 담장

 
마른바람
 
나뭇가지 사이로 마른바람이 지나간다
메마른 계절에 바람은 스산하다
올라만 가던 넓은 하늘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가
어느덧
산과 들을 태우며 아래로 내려앉고 있다
 
늦은 바람 가랑잎이 되어 바스락 거린다
사방을 뒹구는 낙엽들의 속삭임이다
옅은 새싹이 넓은 녹음이
까칠한 나목이 되었다
앞지르지도 않고 뒤쳐지지도 않으며
계절은 그렇게 오고 간다
 
서늘한 바람이 엿보고 있다
스산한 바람이 온몸을 지나며 빨라진다
단단하고 투명한 계절이 다가온다
늦은 가을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도
괜히
쓸쓸해지고 스산해진다
 
세월이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는
것이다
 
(2024.11.20 하루 한 글 쓰기)

송파 놀이마당 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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