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그리는 사람
‘나는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젊은 인기작가 P가
TV인터뷰에서 소개로 한 말입니다
교장 선생님이었던
유명한 원로작가 N도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그들이 똑 같이
시인이 아니고, 작가가 아니고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써야 할 글들이 너무 많기에
그 이야기는 겸손하였습니다
바로 들으면 나는
유명한 시인입니다 로 들립니다
나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들이 순수한 초심을 버렸다면
좋은 글을 쓰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소리 없이 백설이 사뿐히 쌓이는
깊은 겨울 밤
나는 이제 밑그림을 그리듯
자유롭게
오로지 나에게 그리는
그림을 그리기로 하였습니다
밤이 깊어 갈수록
눈의 두께가 두꺼워 질수록
머리는 맑아지고
가슴은 가벼워 졌습니다
손이 가볍게 움직여지고
욕심내지 않고 나의 그림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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