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키 재기 2
오랜만에 만나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구수한 해물 파전과 막걸리
잔에 담아 걸판지게 마시니
소리는 자꾸만 높아지고
영업시간 끝났다고 쫓겨나
슈퍼에서 한 병 더 사들고 동네 놀이터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계속 붙들고
피우지도 않던 담배를
몰래 화장실 뒤에서 피우던 까까머리
그때처럼 어느 구멍가게 옆에서
연거푸 두 대를 피우고
버스를 기다리는 그 시간까지
아까워 버스정류장으로 옮겨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도토리 얘기들
늦은 밤 막차에 쫓겨 겨우
버스에 오른다
(2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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