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강가
11월의 강가에
갈대 사이를 황량한 바람이 지나간다
메마른 계절에 서늘한 가을바람은 스산하다
올라만 가던 커다란 하늘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가
어느덧
산과 들을 태우며 아래로 내려앉고 있다
바람이
갈대가 되어 바스락 거린다
물결이 되어 지나간다
넓은 녹음이었고 옅은 새싹이었으며
까칠한 나목이었다
앞지르지도 않고 뒤쳐지지도 않으며
계절은 그렇게 그렇게 가고 온다
서늘한 바람이 엿보고 있다
스산한 바람이 온몸을 지나며 움직임이 빨라진다
단단하고 투명한 계절이 다가온다
늦은 가을에는
외롭지 않은 사람도
괜히
쓸쓸해지고 스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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