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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가는 길
시 & 짧은 글 쓰기

시월의 강가에서

by 탁구+ 2019. 10. 31.

시월의 강가에서

 

시월의 강가에

갈대 사이를 산산한 바람이 지나간다

여름 지난 습한 가슴에

사각거리는 가을바람을 마음껏 채운다

한 가닥 바람에 기분이 가벼워진다

 

더 높아지고 더 커진 하늘

더 붉어지고 더 풍요로워진 들판

강물도 단풍이 되었다

계절이 천천히 물들어 간다

높은 곳으로부터 땅이 되어 내려온다

나도 단단히 익어간다

 

높은 하늘 이전에는

넓은 녹음이었고 옅은 새싹이었으며

까칠한 나목이었지

이제 다시 마른 강아지 일렁이며

산산한 바람이 되었다

계절은 언제나 다음을 기웃거린다

 

서늘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며

단단하고 투명한 계절이 엿 보인다

움츠려 들지만 가까워질 어깨들   

정답고 따뜻함이 보인다

서늘한 바람에도 사랑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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