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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olic & Family

딸과의 데이트

by 탁구씨 2016. 12. 8.

데이트

 

오랜 만에 휴일을 딸과 데이트를 했다. 등산을 하고 식사를 했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흔쾌히 따라와 주었다. 멀리는 가지 못하고 가까이 아차산을 등산하고 내려와 롯데몰에서 식사를 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닌데 좀 더 멋진 일정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요즈음 이곳저곳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느끼는 바가 크다. 요즘은 온통 자녀 교육에 자신의 인생을 올인 하다시피 하는 것 같다. 물론 우리아이들 성장 시기와는 조금 시간적 간격이 있다. 그런데 되돌아보니 문득 그때도 그렇게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은 가능하면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하여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두라는 것이었다. 해당 나이 때에 맞는 보편적인 일을 당당히 하라는 것이다. 특별히 문제만 보이지 않으면 매사를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두고, 너무 부족하지 않게 뒤를 챙겨주며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주장이다.

 

즉 아이들의 성장은 또래에 어울리게 보편적이어야 하고, 또래와 비교하여서는 물심양면으로 부족하지는 않아야 하며, 너무 부모가 일일이 간섭하거나 통제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리고 나의 역할은 나의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고 그것이 그들에게 교육적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스스로 적성을 찾고 자립심을 길러주어 좀 더 당당하고 행복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조금 문제가 있었던 같기도 하다. 나의 생각은 그랬지만 나의 표현과 행동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것도 같다. 과연 아이들이 그렇게 받아들였는지, 하고 싶은 일은 하라고는 했지만 막상 하려고 했을 때 선뜻 긍정적으로 유쾌하게 받아들였는지, 그래서 쉽게 의논하고 또 다른 일을 시도할 수 있게 하였는지는 자신이 없다. 그들 중심이어야 했는데 말이다.요즘 사람들의 자녀 사랑에 대한 관심과 교육 방법을 보면서 돌아보니, 나는 조금 자조적으로 말하면 그들의 선택에 맡긴다고 하면서 일종의 방임은 아니었을까, 좀 더 관심을 가져주고 신경써주지 못했음이 무척 아쉽다. 스스로에게 독립심을 길러 준다는 것은 오히려 함께해야 된다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모르고 있었다.

 

딸, 아들, 할 것 없이 나름대로 불평은 있었겠지만 잘 성장해주어 고맙다. 지금이라도 아쉬움 없이 남을 의식하지도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자신 있게 해가며 인생을 당당하게 잘 살아주기를 바란다. 크게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나 행복하게는 살아야 한다. 이제 느끼면서 잘해주고 싶지만 이들 역시 항상 아이로 기다려 주지는 않는구나.

 

오랜만에 나온 데이트로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이제 아버지의 기분을 맞추어가며 함께 해주는 딸아이를 보면서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한다. 딸, 아들, 지금 내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대답이 궁하지만 좀 더 보람 있고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를 다시 간절히 기도해 본다.

<2016.12.8 등산 후에 쓴 카카오스토리에서>

잠실 롯데의 너구리상

최근 새로 설치된 롯데타워의 괴테상

- 롯데는 괴테의 소설 주인공에서따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제2롯데몰 야외

제2롯데몰 야외 크리스마스 트리와 구세군 남비가 있지만 아직은 을씨년 스럽다.

롯데몰 쓰시집에서 함께 점심을 했다.

가까운 곳을 함께 등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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